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9일 차 동네 돌아다니기(베끼오 다리, 피티 궁전)

라도유비타 2020. 1. 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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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9일차 동네 돌아다니기(베끼오 다리, 피티 궁전)


어제저녁에 잠이 안 와, 늦게 잠들어서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게 되었다.
어차피 학원과 집은 5분 거리라 후다닥 준비하면 되는 거라 재빨리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 데!
갑자기 집 주인 아줌마가 나를 부른 게 아닌가...
그래서 가보니 어제 열었던 나의 빨래들을 걷어달라고 한다.

'아니... 나 지금 가야 하는 데....'

시간을 보니 9시 10분이다.(수업은 9시 20분)
그래서 아주머니에게 "저 갔다 와서 해도 되나요?"라고 했더니
"지금 부탁할게, 나 널어야 할 거 있어서"라고 하신다.
'후.... 내 빨래 몇 개나 된다고... 그럼 그냥 빼놓으시지.. 아님 진작 이야기해주던가..'
급 짜증이 상승하는 걸 뒤로하고 빨리 빨래를 걷어서 내 방에 던져놓고
식빵 하나를 물면서 후다닥 수업을 들으러 갔다.

좋게 생각하면
남의 물건에 손을 안되는 거? 손 대면 좀 그러니까?라고 볼 수 있지만..
이탈리아에 온 지 10일차 새내기인 나에게는 좀 배려 혹은 눈치가 없다고 느껴질때가 있다.
(제일 자주 마주 하게 되는 이탈리아인이 집 주인 아줌마 밖에 없으므로 개인적 의견임)

그리고 나와 일본인 친구에게는 이탈리아는 물이 귀해서 1주일에 딱 1번만 빨래 돌리라더니
아주머니는 일주일 새 내가 본 것만으로도 빨래를 4번 돌리고 있다. 

본인 집이니까, 머라 할 말은 없다만..
어제 내가 빨래 돌린다고 하니 "내가 빨래는 일주일에 1번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라고 재차 확인하셨다.
그래서 난 그냥 주변 빨래방을 알아볼 생각이였는 데, 마침 오늘 동네 돌아다니다가 세탁방을 찾았다!
빨래 여는 것도 빨래 걷는 것도 다 아주머니의 허락과 요청에 의해 하는 게 참..

일본인 친구가 너무 아주머니 말에 '네네'한 게 없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의 차이인 지 모르겠지만 아주머니가 동양 여자들은 우리의 말에 잘 따라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냥 본인이 필요할 때 당연시 요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고마워라는 말로 행동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인사치레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고마워 라고 이야기 하면 나도 '천만에요'라고 자동 응답을 하니 말이다.

그리고 어학원에서는 일본인 학생이 상당수다 보니
학원 교재에서 일본인 등에 대한 언급도 되어있는 데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1도 언급도 없다. 이게 은근 묘하게 기분이 섭하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 데, 일본은 오키나와, 오사카, 도쿄 등등 다양한 지역을 언급하는 반면
나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그냥 오직 서울 뿐이다. 그것도 그냥 간단한..??

한번은 수업 도중에 계절 이야기하다가 선생님이 반 애들한테 "일본 가을 얼마나 예쁜지 알아?"라고 하면서
구글 검색하여 애들에게 보여주는 데, 급 애국심이 들어 "한국 가을도 너무 예뻐요"라고 하니까,
"아 정말?, 한국도 그래?"라고 하시면서 검색어에 '한국 가을'이라고 검색해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 친구(일본, 스페인)에게 묻는 질문에 비하면 한국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는 게 느껴진다.

그나마 북한 김정은 땜에 "아~남한~", "김정은" 이 정도?...
피렌체 집에 첫 도착했을 때 우리 집주인 아줌마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조금 더 안다고 치면 "최근 동계 올림픽 열었던 곳?"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한국이 이탈리아보다 좋은 점도 참 많은 데, 오히려 신기술도 많고..음식도 맛있고!!ㅎㅎ 
음식 이야기로 한번 또 질문이 오간 적이 있는 데, 
"한국 음식은 맵지?"가 끝이였다. 
한국의 좋은 점이 이탈리아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탈리아에 있는 한국인으로서 새내기이지만, 좋은 점 많이 알리려 노력하고 싶다.

아무튼, 오늘은 수업 끝나고 점심 먹으러 중국 식당을 향했는 데, 이 중국 식당을 가기 전에는 한 스테이크 가게를 지나가야 한다.
볼때마다 언제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하면서 잠시 멈춰서 메뉴를 볼까 했는데, 가게 사장님?, 매니저? 님이랑 딱 마주쳤다.
그러더니 들어오라고..ㅎㅎㅎ
그래서 그냥 들어갔다. 근데 엄청 친절히 맞이해주시고, 자리까지 막 신경 써주고 벽 보고 앉지 말라고 이쪽으로 앉으라며ㅠㅠ
쏘 스위트한 아저씨였다.

스테이크를 먹을까 했는데 엄청 배고프거나 그런 건 아니어서 피렌체에서 첫 피자를 먹기로 했다.
루꼴라랑 치즈 있는 건데 너무 짰다..ㅠㅠ 그래서 반은 먹고 반은 포장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팁을 줬다!! ㅎㅎ 아저씨랑 웨이터들이 친절하시다.
나갈 때도 "챠오 벨라~"라면서, 나중에 스테이크도 먹으러 가야지!

근데 포장을 상자에다가 해주셨다..ㅎㅎ 언니한테 전화 와서 오랜만에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통화 좀 하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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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랑 피자 상자 놓으러 숙소 들렸다가, 숙소 아래 길로 따라 내려가보기로 했다.
지도 없이 다니기 시전! 엄청 조용하다. 역시 주택가라 그런가..내가 지금 지내는 곳보다 더 조그마한 거 현관문 처음 본다. 근데 색감이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그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엄청 웅장한 곳이 보이길래 갔더니
피티 궁전이었다. 날씨가 급 좋아져서 그런지 다들 광합성 중..
나도 따라 앉아서 영감 좀 받고 ㅎㅎㅎ 근데 흑인 솔로 팔찌단이 있었다.. ㅋㅋㅋ
내가 혼자 있어서 나에겐 말 안 걸었지만, 내 옆에 여자 두 명에게는 하이파이브를 요청하는 등
막 난리.. 근데 그 뒤로 어딜 갔는지 안 보였다. 아마 장사가 안되어 자리를 옮긴 것 같다. 

그리고 이어 베끼오 다리까지 가기로 했다.
굳이 지도 안 찍어도 사람들 따라가면 다 나오는 것 같다. 아니면 그냥 이쪽 저쪽 돌아다니다 보면 나오는?
지도 안 켜고 잘 다녔다.ㅎㅎ사람이 엄청 많다.. ㅜㅜ 그리고 잡상인, 흑인 팔찌단 있지만 접근은 없었다. 뷰가 장난 아니다. 근데 오래 있기엔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녀서 한 십분 정도 머물고 다시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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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면서 한 컷! 
그리고 오면서 젤라또를 사 먹으려 했는데 젤라또 줄이 엄청 길어서 포기했다.
여기 근처에 젤라또 집이 두 군데 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베끼오 다리 쪽에 있는 젤라또 집은 비교적 한가하던 데..
아무튼! 오늘 하루 알차게 보냈다.
가사도 좀 끄적여보고ㅎㅎ!
'집 잘 구해보자' 마음을 다지기도 하고!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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