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5일차 로마에서 피렌체로 넘어가다

라도유비타 2020. 1.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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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 5일차 로마에서 피렌체로 넘어가다


로마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지낼 피렌체로 가는 날,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비가 갑자기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호스트에게서 혹시 준비 다했냐고 자기 출근 하기 전에 너 짐 내려다줄려고 한다고ㅠㅠ
쏘 스윗...마지막 작별 인사하고 뭔가 쫌 찡했다. 그동안 정이 들긴 들었나보다. 나의 첫 에어비앤비였는 데...!

막상 피렌체로 향하려 하니 비까지 설상가상으로 오고 짐은 무겁고, 우산을 쓸 수 없어 난 가져온 우비를 껴입었다.
마침 전 날 택시를 예약해두었는 데 괜시리 기사가 취소할까바 조마조마했다.

기사가 출발했다고 알림 떠서, 나도 황급히 나가고.
다행히 기사님이 친절한 분이여서 테르미니 역 전광판을 볼 수 있는 곳 근처에 내려다 주셨다.
 
두번째로 걱정되던 것은 기차 연착!
다행히 연착은 안되었지만 거희 출발 15분전에 플랫폼이 확인됐다.

세번째로 걱정된 건 테르미니역 치안! 그동안 여럿 후기들을 보면서 뭐 이런 나라가 다 있나 싶었는 데,
다행히 경찰들도 역 안으로 자주 돌아댕기고 윗층에서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 경계하는 등 다소 안전망이 강화된 것 같았다.
물론 여행객들의 돈이나 물건을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훔치려고 시도한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이딸로 기차를 타러 가는 데, 매정하게도 사람들의 도움은 일절없다.
물론 도움을 바라고 간건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정과 배려가 느껴지진 않는다.
아마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말하는 한국인의 ‘정’이란 매력이 무엇인지 알듯하다.

캐리어 두개를 낑낑대서 들어올리고 자물쇠를 채우려하는 데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데 옆에 있던 이탈리아 할아버지는 1도도 관심이 없다.
나중엔 넘 내가 답답하고 짐도 무거워서 "죄송한 데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라고 말했더니, 그제야 알아챈 듯 좀 도와주셨지만 "결국 나도 잘 모르겠어"라고 끝났다.

그 다음에 마주친 기차 남자직원 분이 도와주셔서 겨우 잠금장치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넘나 힘든 과정이었다.
그리고 피렌체 역에 내려서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탔다. 다행히 또 친절한 기사님이여서 무사히 숙소 앞까지 도착.

근데 진심 기절하는 줄 알았다.
이탈리아 집은 현관문이 두꺼운데 대게 폭도 좁다. 예전 그대로의 건물이라 그런지..
아무튼 또 그 비좁고 현관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서자,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미안한데 나 너 짐 못들어줘 도와줄 수 없어" 하더니 정말 1도도 도움의 손길이 없다ㅠㅠ나중에 허리가 안좋으시다 이야기했지만, 내가 캐리어 놓칠뻔까지 했는데도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서 순간 짜증이 확 났다. 좀 붙잡아라도 주지!....어휴!

로마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정말 배려심이 넘쳐난거였구나 싶었다.
아무튼 이것저것 집 설명을 듣고 웰컴 런치를 차려주신다고 해서, 밥을 같이 먹는 데 주의사항과 하면 안될 사항들을 알려주시는 데 좀 체할 뻔 했다.

아무튼, 집주인 아주머니 포함해서 나와 일본인이 이 집의 한식구가 됐다.
일본인은 11월달에 왔다고 한다. 근데 곧 나가야되서 집을 알아봐야한다고 한다,
혼자살거냐고 물었더니 "혼자 살면 너무 비싸서.."라고 하길래 "너 괜찮음 나랑 같이 집 구할래?" 라고 스리슬쩍 제안을 넣어봤다.
반응은 긍정이지만 또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점심만 거의 2-3시간 가지니 피곤해서 샤워하고 누워있다가 주방에 물 마시러 나갔더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영화 보러 갈래? 너 영화 좋아해?" 라고 물어보시길래 흔쾌히 오케이를 외쳤다.
사실 샤워를 마치고' 오늘은 영화 한편이나 봐야겠다' 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흔하지도 않을테니 말이다.
피렌체 첫날 영화관이라니 로만티코!!
근데 역시나 문화가 달랐다.
난 당연히 내 영화표를 사주거나 아님 뭐 무료 티켓이 있으신 줄 알았지만...

내 영화표는 내가 사라고...
그럴거면 나 왜 데려온건가요...? 살짝쿵 어이가 없다가, 이 영화관이 1920년도때의 영화관이라고해서 기분이 조금 업!

또 우리나라와 다른 영화 문화도 보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께서 아마 혼자 가기 쓸쓸했던 모양이다.
영화관 갔더니 다들 삼삼오오 또는 커플들 밖에 없었고 혼자 온 사람은 없는 듯 했으니..
영화 보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가족에 대한 영화여서 그랬는 지, 언니랑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그 순간 한국이 너무나 그리워졌다.
나름 숙소가 집이라고 지칭되지만 내 마음대로 막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음식 하나 물 하나에도 네 꺼 내 꺼 나눠지니,  마음이 좀 그랬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전기세, 수도세 등이 비싸다보니 집주인 아주머니의 근검절약정신을 하루에 대여섯번은 들은 듯 하다.
그리고 집에 있어도 거실 불 등을 왠만하면 끄고 지낸다.
내가 있는 공간만 켜는?
절약이 나쁜건 아니지만, 불편한건 사실이다.
이탈리아 나라 자체는 전혀 불편함이 없지만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사람, 장소에서 주는 이 느낌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내가 원룸을 잘 찾을 수 있을까? 
신의 가호가 있기를.
GOD BLESS YOU, DO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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