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2일차 로마 콜로세움

라도유비타 2020. 1. 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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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 2일차 로마 콜로세움


어제 자다가 너무 추워서 일어나서 황급히 옷을 챙겨 입었다.
이불을 걷자 내가 사시나무 떨듯 떨어서 너무나 당황했다.

그리고 옷을 입고 다시 잠들었다가 새벽 4시 30분 정도에 눈이 떠졌다.
한국시간으론 오후 12시에 눈뜬 건데... 일어나니 두통과 목이 너무 아팠다.
아마 어제의 장시간 비행의 여파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연락하다가, 내심 호텔로 잡았어야 했나 싶었다.
화장실 바로 옆이 집주인 방인지라, 괜히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서 씻으면 깰 것 같아 그냥 누워있었다.

그리고 다시 잠들었는데 이번엔 더워서 눈을 떴다.
땀을 흘린 것 같아서 샤워가 너무 하고 싶었고 그냥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하기로 결정!
그리고 다음번에는 그냥 호텔로 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것도 다 경험이기는 하니까..
뜨거운 물과 함께 이탈리아 현지 샴푸 그리고 친구가 선물해준 러시 샤워 젤로 한껏 씻으니 정말 개운했다.

그리고 화장을 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할 일 중 관광보다 더 중요한 '핸드폰 개통'을 해야 됐기 때문이다.
구글 지도에 검색하니 떼르미니 역 근처에 있는 것 같아서 숙소부터 떼르미니까지 걸어갔다.
근데 비보호 횡단보도가 많아서 너무나 당황스러우면서도 중국의 느낌이 물씬 났다.
사람들이 거침없이 그냥 막 지나가고 차도 거침없이 지나다닌다. 물론 중국만큼 엄청난 운집은 아니지만..?!ㅎㅎ

걸어가면서 또 하나의 걱정,"점점 배고파지는 데 뭐 먹을 데가 있나?"
사실 알아보고 온 게 하나도 없어서..
혼자 어디 가서 먹어야 하나 했는데, 떼르 미니 인근에 피자집이 있어서 좀 망설이다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핸드폰 개통 전의 먹고 가자! 싶어서 그냥 훅 들어갔다.

엄청 저렴했다. 마르게리타 한 조각 2.88유로 + 콜라 2유로.

그리고 먹고 간다고 하니 살짝 오븐에 넣어 데워주셨다.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확실히 한국에 있는 피자 맛과 달랐다.
도우는 두껍진 않지만 바삭하고 폭신함이 함께했고 토마토소스가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었다.

은근 배가 불렀고 다시 떼르미니 역으로 향했는데,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근처에 호객행위 하는 외국인이 머라 머라 하면서 다가왔는데 "no, grazie"이랬더니 그냥 갔다.
지도상 핸드폰 가게가 역 안에 있는 걸로 나와서 일단 쭉 들어갔더니 "보다폰 대리점을 발견했다"

가서 직원한테 핸드폰 개통하고 싶다고 영어로 이야기했더니 바로 못 알아들어서
1차 당황 시작.. 그리고 영어와 이탈리아어를 섞어 이야기함과 동시에 이탈리아식 영어 발음이 날 혼돈케 했다.
나까지 영어가 꼬이기 시작했지만, "핸드폰 번호 만들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20유로입니다"라고 답했다.
'잉? 설명도 없이? 돈만..? 눈 뜨고 코베 이는 거 아니겠지?'라고 생각이 들던 찰나에
직원분이 "여권 주세요"이래서 여권을 넘기고 복사하더니 다시 돌려줬다.
내심 불안해서 "데이터는 몇 기가냐"고 물었더니 8기가라고 했다.
내가 본 요금제가 맞는 것 같아서, 일단 의심을 패스하고...
"여행객이세요?"라고 묻길래, "Sono una studetessa (학생이에요)~"라고 말해야 하는데..
studentesse(학생들)이라고 입에서 생각보다 먼저 튀어나와버렸다.
그러면서 나보고 얼마나 지내냐고 묻길래 1년 정도 지낸다고 답했더니,
"혹시 이탈리아 크레딧 카드 있어요?, 있으면 17유로로 할인돼요"
"아니요 없어요"
"일단 그럼 가지고 있는 카드 줘보세요"
"네"
그리고 머 입력하더니 되는지 안되는지 말도 없이 그냥 다시 돌려줬다.
옆 직원분한테 머라 머라 이야기하더니 옆 직원이 "no"라고 이야기하는 거 보니
아마 현지 카드 아니면 안 되나 보다 싶었다.
그리고 갑자기 또 "무슨 공부하세요?"라고 물어서
"영어로 디자인이라고 했지만... 못 알아 들어서 "디제뇨?디자이뇨?" 그랬더니 알아들은 눈치였다.
그리고 "로마에서 지내세요?"라고 물어서 "로마에 며칠 지내다가 피렌체로 넘어갈 거예요"라고 했더니
"언제 피렌체로 가냐"물어서 "이번 주 일요일"에 가요.
라고 했더니 "아 그렇군요, 핸드폰은 5시 이후에 개통될 거예요"라고 말하고 잠깐 기다려달라 하길래
기다리고 있는 데, 또 옆 직원과 둘이 이야기 하길래.
괜히 불안해서 '머라 하는 거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맥주 좋아해요?라고 물어서 "(갑자기 웬 맥주?)네"라고 답했더니
"혹시 맥주 먹고 싶으면 나한테 전화 줘요"라면서 자기 번호랑 이름을 적어줬다.
'어머 나에게 이런 일이??'
이게 뭔 상황인가 싶기도 하고 차마 앞에서는 웃을 수가 없어서 내 번호랑 유심칩 받고 나와서 나 혼자서 웃었다.

생각보다 핸드폰 개통이 무난히 잘 되어서 근처 관광지를 찾아보다가
급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관광객이 많은 편이라 관광객으로 보이는 부부들을 따라갔다.
노부부였는데 너무 귀여우셨다. 여자분들이 뭐 보고 싶었는지 "HOLD ON!"이라고 하니,
남편분들이 기다리고 이번엔 또 남편분들이 뭐 보고 싶은지 "HOLD ON!"이라고 외치니
앞에서 가고 있던 아내들은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새 콜로세움에 다다랐고 엄청난 사람들이 있었다.
셀카봉 파는 잡상인들부터... 티켓 표 사라고 권유하는 사람들.
다행히 내가 혼자여서 장사가 안될 거라 생각했는지, 1~2명 빼고는 다가오지 않았고
그냥 NO, GRAZIE라고 답하니 대부분 그냥 갈 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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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

근데... 셀카 봉을 숙소에 놓고 와버렸다!!ㅠㅠ
엄청난 인파에서 그냥 콜로세움 사진만 찍고
다리가 아파서 중년 부부 옆에 앉아서 엄마와 통화했더니
내가 한국에서 온 줄 알았는지 "A SEUL"이라고 하면서 머라 하시길래 '아 내 얘기하는구나'싶었다.

그리고 트레비 분수 가려다가 어제 드라이버 아저씨가 보여준 빅토리아 에마뉘엘 2세 기념관으로 틀게 되었고
보고 나오니 다리도 너무 아프고 트레비 분수까지 20분 정도 걸려서
그냥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숙소까지 도보로 40분이라고 해서...
숙소까지 20분 걸리는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버스 표는 어디서 사야 하나 찾아봤더니 근처에 타바끼가 있어서 들어갔지만,
옆 상점으로 가라고 해서 담배연기 엄청나고 로또 파는 상점 같은 데 들어갔더니
옆 상점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옆 상점이 한두개야? 도대체 어디지?' 해서
또 그 옆집 들어가서 버스 티켓 파냐고 물어보니 이미 다녀온 오른쪽 상점으로 가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파는 가게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기념품 상점 들어가면 된다 해서
들어갔더니 중년 여자분께서 계셨고, 버스 티켓 한 개 달라고 했더니 주셨다.

그리고 건너서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근데 이탈리아 버스는 정류장 안내를 안 해준다.
그래서 자칫 잠들었다가는 내리는 곳 놓칠 것 같아서 정류장 이름을 꼼꼼히 살펴봤다.

그리고 숙소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건너편 스낵 바에 가려 했는데 인산인해였다.
점심을 먹으려고 근처 레스토랑 갔는데 폐점했는지 그 위치에 없어서
다시 스낵 바로 향했는데 엄청 많은 사람들이 운집되어있었고 다들 서서 에스프레소를 먹고 있었다.
나만 유일 동양인인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점원 두 명인데 한 명은 커피만 만들고 한 명은 주문+세팅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주문받는 직원을 향해 "에스프레소 주시고 아메리카노 주시고 등등"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떡하지 시킬 수 있나? 나가야 하나' 했는데,
이 상황을 눈치챈 어떤 외국인 남성이 '날 도와줘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는 눈치였지만.
직원분과 눈이 마주쳤고 'Un Caffe Espresso'라고 이야기하니까 금세 주셨다.

진짜 회전율이 엄청나다.
금방 마시고 금방 나가고 또 금방 주문하고 난리다..
나도 짧게나마 그 상황을 즐기면서 몇 모금 마시니 이미 커피는 없었다.
그리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건너편에 가서 계산해달라고 해서,
바로 뒤에 있던 카운터 남자분께 에스프레소 한잔 마셨다고 하니 0.9 유로 계산해주셨다.

5분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진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있었고 나는 다시 숙소로 복귀했다.

오늘 느낀 바를 요약하자면,
생각보다 소매치기(?) 하려는 사람들을 못 만났지만,
현지인들도 백팩은 앞으로 매고 다니는 등을 보자니 긴장을 놓치지 않고 다녀야 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다닐 때는 왠만하면 단체 단위로 보이는 관광객들 틈에 있어야 좀 더 안전한거 같긴 하다.
그들을 따라다니면 길을 찾기도 쉽고, 또 나름 주변에 사람이 있으니 든든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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