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29일차 '핸드폰 충전하다'

라도유비타 2020. 2. 10. 18:57
728x90
300x250

이탈리아 생활기 : 29일차 '핸드폰 충전하다'


어제 목과 쇄골에 난 피부 트러블을 보고는 급 기분이 다운되었다.
심각한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괜스레 기분이 꾸리꾸리 해진 다.

아무튼 그리고 오늘도 어학원을 갔는데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고 집중하기가 싫었다.
왜냐면 반의 레벨 수준이 초반과 달리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장점이 있긴 하지만, 콜롬비아애와 에콰도르애가 스페인어(이탈리아어와 비슷함)를 사용하다 보니
언어가 전혀 다른 한국어를 쓰는 나와 일본어를 쓰는 일본인과 상반되게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친구 두 명을 왜 기초반에다가 보냈을까? 싶은 생각과 함께
기초반인데도 불구하고 선생님이 우리가 버벅대면 급 예전과 다르게 좀 답답해하셨다.
특히 일본 애가 이야기하면 말이다.

아무튼 이제 막 한 달 돼서 현재형 문장도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이미 과거형까지 배우고 있어
내 머릿속은 동사 선택에 있어 뒤죽박죽이 되었고 문장을 만드는 게 있었는데 내가 다른 동사를 선택했고
선생님은 그게 아니라며 답답해하셨다.

그래서 뭐지?라고 생각하니 뜻은 다르지만 동사 스펠링이 비슷해서 내가 착각했던 것...
그리고 콜롬비아애랑 선생님이랑 이야기를 또 나누기 시작했고
내용 중 하나인 콜롬비아애가 독일에서 신발을 샀는데 먼 사건이 있었다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근데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가 안 될뿐더러 또 제외된 느낌이 들어..
사실 별로 귀담아듣고 있지 않았다.

그러고 그 내용으로 "집에 신발이 몇 개 있냐"라는 질문을 했고 
난 질문을 잘못 알아듣고 다른 답변을 했다. 
두 번의 오류 끝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긴 했다..
뭔가 충분히 실수나 못 알아들을 수 있긴 한데, 그 상황에 난 뭔가 기분이 또 다운됐다.

괜스레 비교가 된다고나 할까??
아무튼 오늘 그리고 핸드폰을 충전해야 하는 날인데, 어플 상에서 충전이 안됐다..
카드로 결제하는 건데 안된다고 한다..ㅠㅠ
그래서 다른 카드로 해봐야겠다 하고 수업 끝나고 갈 준비를 했는데
콜롬비아애가 저녁에 가자고 했던 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자기는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가려고 하는 데 나 에콰도르 애랑 같이 점심 먹을 건데 같이 갈래?라고 해서 나, 에콰도르, 콜롬비아 이렇게 3명은 밥을 먹으러 갔다.


새로운 곳으로 갔는데, 약간 로컬 느낌 나는 곳이었지만 관광객들도 꽤 있었다.
근데 가면서도 뭔가 이 친구들이랑 말 섞기가 어려웠다.
둘이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나눈 뒤 콜롬비아애가 나에게 영어로 설명해주는 식이였는 데
먼가 괜히 낀 것 같은 느낌?

아무튼 밥 먹으러 간 곳에서도 이런 식인 지라 나도 좀 같이 있는 게 어색해지기 시작했는데
머 나름 잘 어울려보 자라며 마음을 다잡고 대화하기를 시도했다.
근데 마땅히 할 이야기가 없는 게 사실이다, 나도 콜롬비아나 에콰도르 나라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스페인을 가본 적도 없고 이 친구들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도 모른다.

그나마 이번 올림픽 때문에 아는 정도?
근데 콜롬비아애가 "한국인들은 일본인들 싫어해?"라고 물었고
"음...아니 그건 아닌데 되게 긴 역사가 있어, 우리나라와 전쟁도 있고 등등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설명하기 어려워.
근데 다 싫어하는 건 아니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는 거지 역사적으로는 보면은 싫고"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 그 친구에게 "근데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싫어한다는 건 어떻게 알아?"라고 물었더니
고등학교 때 우리나라에서 세계사 이런 거 배우는 것처럼 얘네도 아시아/서양사 등 이런 식으로 선택해서 과목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자기는 아시아 쪽을 택했었고 처음에 일본 역사에 배우고 전쟁이 일어난 걸 배우면서 한국 역사를 들었다고 했다.
근데 한국 서울이나 이런 걸 아예 모르기 때문에, 그냥 우리도 그 나라에 대해 잘 모르지만 '루이 13세가 ~ 로마 황제가~ "이런 식으로 아는 듯했다.

아무튼 근데 중간중간 둘이서 스페인어로 이야기할 때마다
무엇인가의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나 스페인어 알려줘"라고 했더니 둘이 사용하는 악센트가 달라 신기했다.
그리고 나에게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000입니다"를 한국어로 뭔지 알려달라고 해서
안녕하세요를 알려주는 데 한참 걸렸다. 
그리고 이게 헬로라고 말하니까, 이렇게 긴대?!라며 놀랬다.
에콰도르 애는 안뇨하세요 안녀하세요 라는 식으로 발음은 가능했지만ㅋㅋㅋㅋ
콜롬비아 애는 잘 발음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다 영어하냐고 물어서 "우리 세대부터는 하지, 부모님들이 시키고 우리 다음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 교육을 받으니까 더 잘하겠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나 조부모님 세대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젊은 세대처럼 보편적이진 않아"라고 말해주었다.

암튼 얘네들한테 들은 스페인어가 이태리어보다 훨씬 간단했다....ㅋㅋㅋㅋ
본인들도 스페인어가 간단하다고 이태리어는 막 생각해야 하지 않냐면서,
그러다 일본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레 같은 반 일본인 친구 이야기가 나왔는데
"일본 애는 정말 착한데 선생님이 '음식 뭐 먹었어?'라고 묻는 질문에도 잘 이해를 못하니까... 계속 '음식!'이라고 말하잖아"라며
웃어 보였다. 아마 우리나라 말로 하면 답답하다가 적절할 것 같다. 그리고 이어 "근데 정말 착한 거 같아"라고 말했다.

괜스레 우쭐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근데 뭔가 본인들이 스페인어를 사용해서 이탈리아어가 잘하는 걸로 느껴지는 거지..
전혀 다른 나라권에서 왔는데 간단한 것도 못 알아듣는 게 당연한 거라고 이야기해줄까 하다가
"근데 우리가 한국에 갔는데 누가 "밥 뭐 먹었어?"라고 물어보면 일본 애처럼 '어! 음식!"이라 답하겠지"라며 말하길래
그냥 그렇지, 그런 거지라며 맞장구쳐주었다.

아무튼 이탈리아어를 조금 더 차근차근 배우고 싶은 데, 
스페인어 하는 애들 두 명이 있으니 진도가 꽤나 빨라진 느낌이다. 
내일은 테스트까지 본다니ㅠㅠ


이야기 나눈 뒤, 난 애들에게 핸드폰 충전하러 가야 한다 했는데 애들도 마침 집 간다 그래서 내일 보자 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난주부터 수업에 안 나오는 노르웨이 친구를 만났다!
안 그래도 뭔 일 있나 좀 걱정도 됐는데 갑자기 만나니까 급 반가워서 "안녕!!! 왜 학원에 안 나오는 거야?!"라고 물었더니
일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뭐 하러 가는 중이라고 했는데 그 순간 오토바이랑 차들이 지나가는 바람에 잘 못 들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 친구 옆에 어떤 중년 남자분이 있었는데 이 분이 직장 관계자인지 뭔지 알 길이 없었지만..
그냥 인사를 나누고 이 분 또한 나에게 뭐라 뭐라 말씀하셨는 데 역시나 소음 때문에 제대로 듣지 못했지만
어디를 가고 있었다 하는 거 같길래 잘 가라고 인사하며 헤어졌다.

뭔가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는데 급 아쉬웠다.
다음번에도 길 가다가 만나면 그때는 좀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눠봐야지.

아무튼 난 집으로 돌아와서 컴퓨터로 충전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안됐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ㅠㅠ
그래서 구글맵에 핸드폰 대리점 검색해서 집과 가까운 곳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직원분이 친절하셨다.
내가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여기서 바로 봐주겠다고 하셨고
알고 보니 여기도 가입 시 부가서비스처럼 가입된 게 있었는데 그게 결제가 안되어서? 그런 것 같다며
원래 한 달에 10유로인데 그거 포함해서 20유로 충전해야 한다고 한다..ㅠㅠ
안 그래도 지난달 첫 가입 시 가입되어있던 부가서비스라 이걸 해제하려고 했는데
우리나라처럼 매달 1일 이런 식이 아니라 여기는 개통일로부터 30일이다.
개통일이 4월 15일이면 5월 12일까지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근데 난 우리나라 방식으로 생각했던 지라 4월 15일 전까지만 하면 되겠지 했는데,
오늘까지였던 것..ㅠㅠ 어제 문자가 오긴 했는데 4월 12일까지 사용이라고 되어있어 13일 날 충전하고 해지할 거 해야겠다 했는데
오늘 수업 듣고 있는 도중 충전하라는 문자가 다시 왔다. 
아마 11일 자정 12시가 지나 4월 12일이 되면 그때 충전을 해야 하는 거 같다.
아무튼 그래서 부가서비스로 가입되어있던 거 해제 신청해놓고, 20유로를 충전했더니 바로 핸드폰이 됐다.

그리고 어플에서 왜 충전이 안되는지 물었는데 
이탈리아어로 설명해주셔서 잘 못 알아들었고 다음번에도 이렇게 충전해야 하냐고 물으니
여기 와도 되고 아니면 타바끼 가서 충전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아무튼 무사히 충전이 돼서 다행이다. 이번 달에는 돈을 최대한 아껴 써야겠다. 
그리고 오늘 수업 끝나고 가려 하는 데 행정 담당자분이 내일 11시까지 학원 오라고 이사 갈 곳 알려주겠다고 하셨다.
제발 제발 제발!!! 좋은 곳이기를!!!!! 떨린다!!!

 


공감과 구독은 포스팅에 즐거움이 됩니다 :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