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32일차 '이탈리아에 도착한지 한 달 기념 + 집세 내는 날!'

라도유비타 2020. 2. 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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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32일차 : 이탈리아에 도착한지 한 달 기념 + 집세 내는 날!


 

지난달 3월 15일에 로마에 도착 그리고 금일인 4월 15일 딱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일수로 따지면 32일긴 하지만.. ㅋㅋㅋ
또, 오늘은 집세를 내는 날이기도 하다.
원래 어제 아무 약속도 없어서 느지막이 일어나서 돈 뽑으러 미리 다녀올려 했는데
갑자기 에콰도르 애한테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만나긴 만났는데, 웬걸 전시회 규모가 너무 작은 곳에 들어간지라.. 15분도 안 돼서 다 보고 나왔다.
할 것도 없고 뭐 먹으러 갈까 했는데 딱히 배가 안고프다고 한다..
이 친구는 커피도 안 마셔서..
젤라또 하나 먹고, 어디 가지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베키오 궁 보러 가자 했는데 입장료가 비싸서 좀 그렇다고 하길래
그리고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가려 했는데 문이 닫았고 고로 갈 때가 없어진 터라 
어제 모히또 한잔 마시고 내일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아무튼 그래서 나는 오늘 오전 11시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돈 뽑으러 갔는데..
atm 기기가 작동이 안 되었고 또 다른 곳을 향해 갔는데 한도 금액 초과로 승인이 거절되는 것이다.

글로벌 멀티카드 잘 쓰고 있긴 한데 인출 금액 한도가 얼마로 정해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100만 원이 넘는 금액도 아닌데 거절되니 황당했다ㅠㅠ
몇 차례 시도 끝에 300유로를 입력하니 돈이 인출되었다. .
현지 통장을 개설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근데 수수료나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이탈리아 통장으로 송금할 경우
발생되는 수수료 때문에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탈리아 은행의 경우 한 달에 일정의 수수료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큰 메리트가 없고 ㅠㅠ
수수료 안 빠져나가는 곳도 있긴 하던데..
이런 경우는 은행에 가서 업무를 보거나 할 때 일정 수수료 2~3유로를 내야 한다고 들었다.

이탈리아 임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나가는 게 많다.
아무튼.. 그래서 내가 미리 뽑아둔 돈과 오늘 뽑은 돈을 합쳐서 집세를 아주머니한테 드리고 나니
내 손에 남은 현찰은 5만 원 남짓인지라 뭔가 허무했다. 

당연한 건데도 불구하고, 돈이 들어오지는 않고 나가는 일이 더 잦은지라 뭔가 기분이 꾸리꾸리 해졌다고 나 할까..
그리고 지금 이 집에 대한 느낌이 와 좋다~라고 느끼고 있는 게 아니라서 더 그런 걸 수도 있다.
집이 별로면 집 주인이 좋거나 이럼 그래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는 데
지금 사는 곳 방 상태는 나쁘지 않으나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는 등 딱히 만족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어제는 진짜 와이파이가 거의 안돼어서 인터넷으로 하려고 했던 것들을 포기해야 했다.
주방으로 나가서 해도 되긴 하는 데, 집주인 아줌마와 시시콜콜 마주치는 곳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더군다나 집 주인아주머니가 편하거나 그렇지는 않기에.ㅠㅠ
그나마 위안 삼을 만한 것은 조그마한 개인 화장실이 딸려있다는 거 정도!?

아무튼 오늘은 또 침대 시트랑 수건을 바꿔주는 날인 데, 
지난 반 동안 사용했던 시트와 수건을 다 빼가지고 세탁기 쪽에 놔두어야 한다.
그래서 다 걷어가지고 놔두고 가려는 데 거실에서 아주머니께서 내 이름을 부르면서 두 번씩 부르면서 다급히 오시길래 
왜 그러시냐 했더니, "그 학원 담당자가 네가 지낼 곳 찾았다고 하던데"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 네 근데 아직 정보를 주시진 않았어요~ 저도 듣기만 했어요"라고 하니,
"음 그래? 일단 나도 우리 딸이 언제 돌아올진 모르겠어, 5월에 오긴 할 거 같은 데 그래서 방을 비워두어야 하는 상태야. 너도 알다시피"라고 하셨다.
근데 지난번에 나눈 이야기인지라, 뭐라 해야 할지 몰라서 
"아 네~저도 아직 들은 게 없어요. 아마 다음 주 월, 화쯤에 알려주실 거 같아요"라고 말했더니
"그래? 알겠어 그럼 내가 그 담당자한테 편지를 쓸 건데 내일 갈 때 좀 전해줘"라고 하셨다.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것 중에 하나인 '편지'.
아주머니와 어학원 담당자가 서로 친구인데다가 메일 또는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알고 있는 데
굳이 또 편지를 통해 이야기를 하시려고 한다..ㅠㅠ
이미 지난번에도 한차례 편지를 전해준 적 있음)
아마 내가 이제 여기서 나간다는 내용의 편지인 것 같지만.. 
나간다는 사실은 나도 알고 행정 담당자분도 알고 집주인 아줌마도 아는 상황인데
또 뭘 적어 보낼 것이 있나 싶었다.
같은 집에서 지내는 일본인 친구도 5월 말에 여기서 나가기로 했는데
그때도 그 친구에게 어학원 담당자한테 편지 전해주라 하고서는
나에게 "00(일본인 친구)가 담당자한테 편지 전해줬니?"라고 물은 적이 있다..
내가 그걸 어찌 아나 싶어 "모르겠는데요??.."라고 했더니 "그래? 그럼 걔한테 물어봐야겠네"라며 가셨다.
무슨 내용인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굳이 우리들 손에 편지를 들려서 보내는 이유가 뭔가 싶다.
장문의 편지도 아닌 엽서 크기 정도이다. 그리고 편지봉투는 빈틈없이 풀로 딱 붙여서 주신다.
그 정도면 우리가 봐서는 안될 내용인가? 싶기도 한데, 그런 거면 그냥 개인적으로 메일이나 문자/전화를 이용하면 될 텐데..

다음 집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지금 집보다는 더 좋은 점이 있기를 바라본다.

아무튼, 에콰도르 친구와 오늘 가기로 한 '페라가모 박물관'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비가 왔다.
근데 오늘 비 온다고 해서 우산을 챙겨가지고 나왔는데, 에콰도르 친구가 자기 지금 집에서 나왔다고 한다.ㅠㅠ
원래 약속시간이 3시였다가 점심을 늦게 먹게 됐다고 연락이 와서 3시 50분으로 약속을 늦췄는데...
그러면서 우산이 있냐고 물었다. 

암튼 그래서 응! 있지!라고 했더니 자기는 없다고 "혹시 집 근처나 어학원 근처에서 같이 쓰고 갈 수 있냐"고 물었다.
근데 이미 난 페라가모 앞에 도착했기 때문에, "지금 나 페라가모 앞이야"라고 보냈고
그 친구는 "아 알겠어 미안한데 나 좀 늦을 거 같아!"라고 해서 알겠다 하고 기다렸다.
4시 20분 정도 돼서야 온 에콰도르 친구랑 같이 박물관에 갔고 입장료는 6유로였다.
근데 생각보다 페라가모에 대한 내용만 담겨있다기보다는 아마 개인 소장으로 모으던 것까지 전시해놓은지라
그다지 유익한 곳은 아니었다.

그리고 매장 좀 구경하다가 나왔는데, 늘 같은 고민인 "그럼 다음에 머 하지?"가 나왔다.
그래서 "커피나 차 한잔하러 갈까?"라고 물었더니 "너 아는 곳 있어?"라고 묻길래
"지난번 기억나? 우리 밥 딜런 콘서트 가기 전에 영수증 인쇄하려고 갔던 거기 근처에 있는 카페 거기 괜찮더라고"라고 했고
카페에 도착해서 주문하려고 하는 데.
나에게 "먼저 주문해~"라고 했다. 그래서 "넌 뭐 마시려고?"라고 물었더니
"나 돈 없어서 못 마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사실, 어제도 맥주 한잔하러 가자고 했는데 난 오랜만에 모히또가 먹고 싶어서 시켰고
이 친구는 안 시키길래 안마시냐 했더니 "I am Poor"이라고 하면서 안 시켰다.
점원도 더 필요한 거 없냐고 묻고 좀 그러하길래, 그냥 빨대 하나 더 꽂아서 마시라고 하면서 나눠먹었다.

근데 오늘도 그러는 게 아닌가ㅠ.ㅠ 커피 집도 일부러 싼 곳 골라간 건데..
그럼 왜 오케이 한 거지 좀 의아했다.
또 이왕 들어와서 주문하려는 태도를 취했는데 안 시키기도 뭐 해서 에스프레소 한잔 시키고 앉아서 마시는 데
에스프레소는 금세 마시기 때문에.... 그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참 난감했다.
그래서 그냥 "이제 나갈까?"하고 어학원 근처 쪽으로 왔는데
저녁 시간도 가까워지고 이제 뭐 어떡할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너 집에서 저녁 먹을 거야? 아니면 나랑 같이 저녁 먹을 거야?"라고 했더니 
"집에서 먹어도 되는 데 너랑 먹어도 돼, 뭐 먹고 싶은데?"라고 했고
난 좀 배고팠던지라 "피자 먹고 싶어!"라고 했더니
"그래 그럼 먹으러 가자, 근데 나 지금 별로 배 안 고프고 돈이 없어서 주문은 못하고 그냥 너 먹을 때같이 있어줄게"라고 하는 게 아닌가..ㅠㅠ

사람 앞에다가 두고 혼자 먹다니.. 희망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을 연출하고 싶진 않았다.
뭐 문제는 없다만 괜히 뭐라도 안 시키면 뭔가 민망할 것 같고.
그렇다고 나만 또 냠냠 먹어댈 수도 없는 거고....
그럴 바에 차라리 혼자 먹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래서 그냥 "음... 그러면 그냥 우리 저녁은 다음번에 먹고 오늘은 그냥 나 집 가서 저녁 먹을게"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언제?? 언제 먹을까?"라고 해서 "언제든지 상관없어"라고 했더니
"그럼 네가 원하는 날, 하루 전에 연락해줘~"라고 했고 "알겠어! 내일 봐!"라고 하며 헤어졌다.

나를 배려해주려고? 그러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어제, 오늘 둘 다 어딜 가도 본인은 돈 없어서 못 시킨다고 하니까 
이럴 거면 그냥 박물관이나 전시회 갔다가 헤어지는 게 나을 거 같은데
이제 뭐 할까?라고 물으면 "네가 원하는 거~"라고 답하는지 모르겠다.
나 같으면 "음 내가 지금 돈이 없어서 다른 건 못할 거 같고 다음번에 맛있는 거 먹자"이러고 말했을 텐데 말이다.
먹는 사람 지켜보는 것도 안 먹는 사람 지켜보는 것도 서로에게 민망하니까..

아무튼 난 집에 와서 스파게티와 샐러드+계란 프라이를 해 먹었다.
내일이 벌써 4월 셋째 주라니 시간이 너무너무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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