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96일 차 : 도둑이 내 물건을 훔치려 하다?

라도유비타 2020. 3. 3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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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96일 차 :

도둑이 내 물건을 훔치려 하다?


오늘 날씨가 더움에도 불구하고 집에 있으면 좀 답답하고 쳐지게 되니까
카페 나들이를 나섰는데, 카페가 지난번보다 한가했고 일자로 이어진 소파 형태 의자 테이블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면서 뭐 좀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백팩 지퍼를 살짝 열어둔 상태였는 데..

한 십여 분 지났을까?
갑자기 큰 모자 챙을 쓰고 큰 숄더백,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들어오더니 슬그머니 내 오른쪽 테이블에 앉았다.
근데 왠지 모를 육감이 작동해서 나는 내 행동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온 신경을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내 백팩 지퍼가 열고 닫을 때 다른 가방보다 소리가 있는 편이라,
그녀가 내 가방 안을 뒤지려고 한다면 난 단박에 알 수 있을 거라 자부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생사람을 도둑으로 오인하고 싶지 않았기에 내 행동의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아무튼, 근데 그녀가 자신의 모자로 내 가방을 슬그머니 덮는 게 아닌가...
그리고 사람이 기본적으로 물건을 둘 때 자신의 오른편에 두기 마련이거나, 아님 눈앞에 바로 있는 테이블 위에 두기 마련인데
굳이 내 짐이 있는 내 쪽에다가 자꾸 어떠한 액션을 취하려는 듯 보이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내 지퍼의 지지직 소리가 작게 나마 살짝 식 들렸다.
그래서 바로 그녀를 확 쳐다보면서 '네가 이쪽 편에다가 너 모자 두고 싶음 둬라'라는 듯
내 가방을 세게 잡고 바로 내 왼편으로 옮겼더니 그녀는 급 카운터에 가서 음료를 주문하려는 듯 일어서더니
도로 내 쪽에 있던 문으로 나갔다.

아마 내가 음악을 듣고 있고 뭐 쓰는 거에 집중하는 듯 보였던 것 같아, 나를 타깃으로 삼은 듯했다.
그 여자가 100% 도둑이라고 확신은 못하지만.. ㅋㅋㅋ
일단 모자는 내가 여태까지 본 모자 중에서 제일 컸기 때문에.
충분히 내 가방을 덮고도 남을 만큼 컸다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어디서 산 걸까 궁금해진다ㅋㅋ
암튼 밖에 있으면 정말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물론 베네치아에서 소매치기를 한번 본 적이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이런 경험 한 적 없었는데, 너무 예기치 않게 또 정말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 내 물건에 손을 대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지나고 보니 가방 안에 노트북이랑 지갑 다 들어 있었는데, 그녀가 들고 안 튄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가고 얼마 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오더니 내 왼쪽 편에 앉은 중년 남자분에게 ‘이탈리아어 하실 줄 아시나요?’라고 묻더니 돈 좀 달라고...
그 중년 남성 분이 허허 웃으면서 가지고 있던 동전을 그들에게 주었고, 그들은 돈을 받자마자 밖으로 나갔고 그 중년 남성 분도 자리를 일어나셨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나..?
그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2명이 오더니 그 중년 남성 분이 앉아있던 테이블에 앉는 게 아닌가.

오늘 왠지 모르겠지만, 느낌이 쎄한 게 더 이상 여기 있음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그들은 또 주위를 훑어보면서 누구에게 돈 달라고 할까나 고민하는 것 같았다.

근데 주변에 다 삼삼오오 앉아있었고 나만 혼자앉아있고 심지어 그들 바로 옆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비교적 접근하기 쉬워 보일 것 같았다.

그리고 둘이 굉장히 산만했다. 키는 멀때가지 커가지고... 근데 또 얘네도 정말 멀끔하게 생겼다.
집시인지 아님 그냥 불량청소년인지 모르겠지만, 난 내 짐을 챙겨서 오랜만에 백팩을 앞으로 메고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잃어버린 것도 누군가에 의해 내 물건이 없어진 것도 없지만.. 언제나 늘 조심해야 하는 것 같다!!

아무튼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안전 여행, 유학생활되도록 늘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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