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77일차 : 오랜만의 깊은 짜증을 느끼다.

라도유비타 2020. 3. 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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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77일차 : 오랜만의 깊은 짜증을 느끼다.


오늘은 언니가 오는 날로, 남자친구와 저녁을 먹고 난 언니 마중을 미리 나가있으려고 피렌체 SMN 역 근처에 있는 SITA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그리고 매표소에서 6유로를 주고 편도 티켓을 구매하고 1번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던 와중 인터넷에서 배차 표를 확인했는데 오후 시간대는 8시/9시/10시 이렇게 있었다. 당시 8시 10분 정도가 돼서 저녁 9시 차를 타겠구나 하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왠지 공항버스를 기다리는 듯한 것으로 보이는 다른 외국인 두 명도 있었기에 나도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경비 아저씨로 보이는 남자분이랑 눈이 마주쳤고 혹시나 해서 9시에 오는 게 맞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아저씨께서 먼저 여기 이제 문 닫는다며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으로 가라고;;
그래서 내가 구매한 티켓 보여주면서 이걸로 사용할 수 있냐니까 그렇다고 역 근처 버스정류장으로 가라한다.ㅠㅠ

아니, 산타마리아노벨라 역 어디요..??
1차 멘붕이 왔다. 아저씨가 이탈리아어로 '공항행 버스 정류장'을 설명하며 가리키는 방향으로 갔는 데
해당 버스정류장에는 공항버스행이 없었다.

그래서 근처에 청소부 청년에게 물어봤더니 터미널 경비 아저씨가 말한 것과 전혀 다른 버스 번호를 이야기하며 30번을 타라고 했다. 그래서 또 그 청년이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는데 해당 번호가 또 없었고 30번은 그냥 일반 버스일 것 같은 느낌이 팍 왔기에 포기하고 해당 버스정류장에 있던 이탈리아 청년 2명에게 공항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자기네들도 피렌체 여행 온 거라고 모른다 한다.

그래서 길 건너서 어떤 중년 아저씨한테 물어봤는데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으로 들어가라 한다.
역으로 들어가서 물어보라고ㅠㅠ 아니...역은 기차밖에 없지 않나?
암튼 들어가라 하니 들어갔는데 인포메이션 사무실은 문이 닫혀있었고, 환전소가 그나마 영어를 하겠거니 해서 들어갔는데 완전한 불친절을 맛봤다.
그리고 그 환전소 직원은 내가 왔던 길로 나가서 왼쪽-오른쪽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나가서 왼쪽 오른쪽' 이게 설명한 게 전부였다... 어이없어서 '왼쪽-오른쪽이라니, 그럼 몇 분 걸리나요?'라고 했더니 '2분'이라며.... 아예 난 너의 질문에 관심 없단 듯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대답을 했다.

이 사람 말은 사실이어도 믿을게 못 되는 거 같아, 일단 밖으로 나가서 경비 아저씨로 보이는 분에게 물었더니 따라오라고 한다. 그러더니 급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 그럼 바로 있어라고 하는 데
오른쪽에 보이는 정류장이 딱 하나가 있었다.
가니 여자 2명이 있었지만, 배차 표나 버스 번호에 대한 안내판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 여자 2명에게 '죄송하지만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저 공항 가야 하는 데 버스정류장 여기 맞나요?"라고 하니 그 2명은 그냥 앉아있었던 것으로 "모르겠어요 우리 지금 여기 30분째 앉아있었는데 어떤 버스도 지나간 게 없어요, 여기 아닌 거 같아요"라고 말했고 나의 방황은 또 시작되었다.

도대체 이 버스정류장을 아는 사람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걸까? 하다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을 지키고 있는 군인에게 물어봤는데 내가 처음으로 갔던 SITA 터미널을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 거기 이미 갔다 왔고 문 닫았어요"라고 하니, "문안 닫았어요~"라며 거기로 가라고..
아니, 그럼 내가 이 버스 티켓을 어디서 삿겠냐곸..ㅋ큐ㅠㅠ
다시 한번 "거기서 왔는데 문 닫는다고 다른 곳 가라 했다"라며 정말 말도 안 되는 이탈리아로 설명 ...

용케 알아들은 군인분이 "거기 아님 나도 모르겠어요"라는 답을 주었다.
그래서 군인이 모르는 정도면 정말 아는 사람이 희박하다는 소리겠거니 싶은 동시에 시간을 보니 8시 55분 정도가 되어서 여자 2명이 있던 버스정류장에 9시까지 기다려보고 이후 버스가 안 오면 다른 버스를 알아보거나 아님 택시를 타야겠다 싶어서 다시 갔더니 그 여자 2명이 나에게 먼저 "여기 아닌 거 같아요 다른 곳일 거예요~ 여기 계속 앉아있었는데 버스가 이쪽으로 아예 안 오는 거 같아요"라고 말해주었다. 

난 또 이 말에 맥이 빠졌고, "아 정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디에 있는지, 다들 모른다 그러고"라고 말했더니 "역 안에 인포메이션 가봐요"라고 했고 "이미 지나쳐왔는데 문 닫았어요"라고 했더니
"다른 정류장이 있을 거예요.. 반대편으로 가봐요"라고 했고 이미 반대편에서 여러 버스정류장을 거쳐 온 나는, "이미 거쳐왔는데, 아니더라고요ㅠㅠ 그리고 한 분이 저한테 오른쪽으로 돌면 있다고 해서 여기 왔는데 이 버스정류장 밖에 없어요"라고 했고 우리 세명은 단체로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진짜 이거 뭐지? 아니 어쩜 이렇게 모를 수가 있단 말이야 싶어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그냥 택시 타야 하나 싶었는데, 급 2명 중 한 명이 지나가는 남자에게 "잠깐만요! 공항 어떻게 가요?! 여기에 버스가 와요?"라고 물었고 지나가던 남자는 급 당황한 채로 "어디 공항이오?"라며 물었고 정말 뭔 행운인지... 그 남자가 "일로와 바요!"하더니 가리킨 방향에 버스정류장이 하나가 있었고 난 이전에 물어봤던 사람들이 가리킨 방향에 가도 허탕만 쳤던지라, 이번에도 긴가민가했는데 한 버스가 서있었고 "설마!! 저 버스에요??"라고 했더니 "네! 저거에요!"라고 해서 급 "고마워요!!! 고마워요!!!!!"라며 남자분과 여자 2명에게 외치며 버스를 향해 달려갔고 난 8시 58분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알고 보니 한번 더 오른쪽으로 꺾어서 좀 더 가면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진짜 찾기 쉬운 곳은 아니었다. ᅲᅲ

그리고 9시 정각 출발.
공항까지 17분 정도 걸렸고 기사 아저씨가 "아가씨 내려야 돼요"라고 친절히 알려주셨다.
근데 생각보다 공항이 너무 작아서 놀랬다.
파리에서 오는 언니는 비행기 연착으로 지금 오고 있고 난 언니를 기다리며 블로그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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