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61일 차: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다

라도유비타 2020. 2. 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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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61일 차: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다


오늘은 드디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는 날이다.

기존에 지내던 집 주인아줌마가 1시 전까지 나가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으나 이미 어학원 행정담당자분께서 대부분 오전에 나가야 한다고 해서 11시까지 새로운 집에 도착하는 걸로 이사할 집 주인한테 이야기를 해놓겠다고 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된 부분을 기존 집 주인아주머니께 이야기를 했다.

아무튼, 오늘 오전 남자친구와 같이 있다 보니 시간이 어느덧 10시 반이 되었고 기존 집을 먼저 들리려고 했으나 시간이 애매모호해서 그냥 이사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키를 받고 남자친구와 간단하게 뭐 먹고 짐을 가지러 가려고 했다.

근데 기존 집 주인아줌마 성격을 알다 보니 괜스레 그래서 아줌마께 "11시까지 가기로 되어있어서 새로운 집에 먼저 도착했고 1시 전까지 내 짐을 찾으러 가겠다"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그래서 받았더니 역시는 역시였다.

자기가 오늘 해야 할 일이 많으니 되도록이면 빨리 너의 짐을 가지고 가라는 것..해야 할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직감적으로 뭔가 기분 핀트가 상해서 핑계를 대는 것 같았다.

근데 마침 그때 새로운 집 주인분이 나오셔가지고 좀 있다 전화하겠다 하면서 기존 집 주인아줌마와 전화를 마쳤다.

그리고 몇 분 뒤 기존 집 주인아줌마한테 "네가 11시에 나간다고 이야기했잖아, 가능하다면 12시 전까지 방을 비워줘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어서"라고 문자가 왔다.

나 다음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줌마 딸은 아줌마와 같이 안 살고 친구와 같이 산다고 결정해서 내가 지냈던 방이 빈 방이란 걸 나도 아는 사실이고, 아줌마가 평소 주말에 집에서 티브이 보시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하나의 핑계란 걸 알 수 있었다.

너무 뻔한 핑계라고 해야 하나..?

난 11시 전에 나간다고 이야기 한 적도 없고, 본인이 직접 그전 날 1시 전까지만 나가면 된다 그러더니..행정담당자가 오전에 이사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길 해주자 오히려 "안 그래도 되는데"라고 말하셨기 때문이다.

아무튼, 남자친구가 이사하는 걸 도와주기로 해서 이 사실을 알리고 짐을 먼저 옮긴 뒤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만나서 같이 기존 집을 향하는 데, 집주인 아줌마가 남자친구 기분까지 안 좋게 할까 봐 남자친구에게는 집 건물 앞에서 기다려달라 하고 나 혼자 집에 올라갔다.

근데 아줌마 기분이 생각보다 멀쩡했고 나는 서둘러 작은 짐들을 챙기고 있었는데 아줌마가 남자친구는 안 도와주냐고 물었다.

그래서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했더니 그럼 오라 하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이게 뭔 일이지 아줌마가 집에 사람이 들어오는 걸 허락하다니.. 싶어서 정말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근데 역시나였다.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을 허락한 게 아니라 집 문 앞까지 오는 걸 허락한 것...

헛웃음이 나와 그냥 후다닥 짐 챙겨가지고 나가려고 하는 데 갑자기 너 방 청소를 좀 하고 가라 한다.. 그래서 의아한 표정을 짓자, 자기가 너 방 청소를 할 순 없지 않냐고 한다.

그냥 간단하게 한번 쓸어주고 가라고...

근데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사람이 오고, 돌아오는 수요일이 청소하는 분이 오는 날이다. 딱 봐도 뭔가 나에게 언짢은 게 있어서 시키는 눈치였다.

암튼 그래서 그냥 청소도구 사용해서 한번 휙 쓸고 나가려 하는 데, 너 방 휴지통도 비우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럼 나가기 전 날 미리 이야기를 해주던가, 나갈 때 되니 닥쳐서 이야기하니 진짜 엄청 짜증 났다. 가뜩이나 짐도 많은 데 말이다.

그래서 그냥 바로 비닐봉지에다가 휴지통 뒤집어엎어가지고 후다닥 비우고 캐리어를 문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리고 형식적으로 "고마웠어요 그동안, 잘 지내세요!"라고 하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데 "남자친구 안 불렀어?"라고 물으면서 문을 안 닫길래.. 아줌마에게 좋은 감정이 없는 지금, 남자친구를 불러서 아줌마와 인사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부를 거예요. 잘 지내세요! 챠오!"라며 문을 닫고 건물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갔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도와주러 올라 왔는데, 3층에 사는 이웃분께서 너무 따뜻하게 말 걸어주시고 짐 보고 걱정해주는 등 기존 집 주인아줌마에게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인지라 급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도와준 남자친구에게 정말 정말 너무 고마웠다.

새로운 집 주인분과 만났을 때 남자친구가 이사 도와주러 올 건데 괜찮냐고 물으니 상관없다고 괜찮다며 오라 하라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해주셨다.

그리고 내가 오기 전 지내던 사람이 남자친구와 같은 나라 사람이어서 둘 다 신기해했다. 암튼 남자친구와 이사를 마치고 밥을 먹고 커피 마시고 젤라또 먹고 강 보고 밥 먹고 집에 왔다.

오늘 이사 온 집의 내 방에서는 와이파이도 너무 잘되고 와이파이 안 잡아도 핸드폰 신호가 잘 터져서 너무 좋다.

방도 그전 집보다 크고 일단 집주인 분이 말할 때 사근사근하게 이야기해주셔서 좋다.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잘 지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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