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50일차 : 집 주인 아줌마의 유난스러움

라도유비타 2020. 2. 1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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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50일 차 : 집주인 아줌마의 유난스러움


그동안 집 주인 아줌마와 무수히 많은 간간한 논쟁 등이 있었다. 의견이 일단 일치되기가 굉장히 어렵고 아주머니가 기분에 따라 많이 달라지시기 때문에 그간 쌓아왔던 정 또한 갉아먹는 게 반복되었고 그러다 또 본인이 괜스레 미안하면 급 챙겨주시고 잘 대해주시고 하며 정을 급 쌓았다가 또 갑작스레 영문 모를 만큼 머라고 하실 때가 있다.

그것이 요즘 잠잠한 듯 했으나 오늘 또 일어나고 말았다.

내가 이틀 전에 갑작스런 복통 증세와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을 겪었는 데 당시 응급요원들이 보호자로서 같이 동행해줄 것을 권유했으나 아주머니는 다음 날 출근이라는 이유로 거절하셨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아주머니 성격상 당연 동행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근데 철처히 이기주의구나 라고 느끼긴 했다. 아무튼 그리고 나에게 병명이 뭔지 알려달라고 신신당부를 하셨고, 난 생각보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지라그다음 날은 거의 잠만 잤던 것 같다, 배 아파서 깨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다가.

잠결에 아주머니가 나를 불르며 병명이 뭐냐고 묻길래 "그냥 어떤 바이러스같은거에요~"라고 하고 다시 잠들었는 데, 이것이 아주머니에게 큰 작용이 될줄은 몰랐다;;

딱 한가지밖에 생각하지 못하시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까 친구랑 오랜만에 전화하고자 문 바로 앞 복도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급 오더니 "더 통화할 거니? 더 길게 할 거야?"라고 묻길래 "네 왜요?"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급 불쾌함을 표하면서 "너 지금 바이러스 가지고 있잖아 난 너 바이러스 옮고 싶지 않아, 그리고 넌 지금 한 곳에 오래 머물고 있고 말이야. 너 방 옆에는 바로 내 방이고, 난 창문 열어뒀고."라며 급 말하셨다.

난 너무 황당해서 "제 방에 와이파이가 안돼서 통화가 안되잖아요"라고 했더니, "그건 나도 알아, 아무튼 한 곳에 오래 있지 마. 그리고 여긴 너 혼자 사는 곳 아니고 나는 물론이고 같이 사는 일본애를 좀 생각해야지"라며 급 가셨다.

아니 뭔 말이야, 갑자기 와서는 뭐가 불쾌한건지 맥락을 알 수가 없었다. 내 질병이 지금 뭐...???

그리고 갑자기 또 인터넷 연결이 안되서 전화가 끊어지는 바람에 난 그냥 내 방으로 들어왔는 데, 갑자기 문을 또 두들기더니 "미안한데 나 미친 사람 아니야, 너한테 이야기한 건... 네가 지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데 난 너의 바이러스를 앓을까 봐 두려울 뿐이야. 네가 주방에 나오거나 이럴 때 항상 반드시 손을 닦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까 네가 전화해서 화난 거 아니야. 바이러스 때문인 거지"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급 나도 좀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 어쩜 이렇게 순식간에 태도가 변할 수 있는지 참..

아니 본인이 의사도 아니면서 내 바이러스에 대해 왜 자꾸 왈가왈부하는건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의사로부터 제 방을 벗어나면 안 된다라는 내용을 들은 적도 없고 제가 가지고 있는 질병이 남에게 옮는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전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가요"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럼 의사가 뭐라 했는지 정확하게 나한테 이야기해줘 봐"라고 말하셨고, "이탈리아어로 이야기하셨고 전 이탈리아어를 제대로 못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아픈 상태여서 제대로 들으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영어로 물어봤을 때 음식 관련된 거라 이야기하시길래, 그냥 어떤 바이러스인 것 같다고 말씀드린 거다"라고 했다.

아니. 그렇게 걱정되면 응급요원들이 같이 동행해주라고 요청할 때 같이 왔어야 맞는 맥락이 아닌가..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이탈리아어를 제대로 알아듣겠냐고.. 제정신 상황에서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마당에! 그리고 그땐 앉아있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머릿속엔 그냥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으니까..

아무튼 아주머니에게 바이러스란,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바이러스 만을 생각했던 거였다.그래서 재차 또 본인의 주장을 펼쳐나가려 하시길래, 이건 나도 질 수 없다 싶어서 "죄송하지만 바이러스는 남에게 옮기는 것뿐만 가리키는 게 아니라 모든 질병을 바이러스라고 불러요... 바이러스는 한 가지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식중독 또한 바이러스고요. 물론 제가 옮기는 바이러스 질환이었다면 의사가 당연히 이야기를 했을 거고 그걸 제가 알아들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처방전에도 그런 내용은 없고 그리고 제가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었던 상황인걸 이해해주셨음 한다"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제야 "내가 위가 안 좋아 그래서 내가 너한테 그렇게 반응을 했던 거야 네가 겪은 질병을 얻고 싶지 않아서, 그러니 너도 한번 시도해봐 줄 수 있잖아?"라며 급 회유를 하셨지만 얼굴에는 자신의 주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불쾌함이 가득하셨다.

그래서 "네 당연히 시도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제 질병이 옮길 거라는 단정을 하시진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의사로부터 그런 말 또는 비슷한 말 조차 들은 적이 없으니까요."라고 했더니 급 허허 웃으시면서 "알겠어 아무튼 난 미친 사람이 아니란 걸 이야기해주고 싶었어"라고 말하며 대화는 종료됐다.

아주머니의 대화방법은 참 특이하다...

그럼 애초에 '내가 위가 안 좋으니 질병이 옮길까 봐 걱정된다 의사로부터 뭐 들은 말 없니'라고 물어보면 되었을 것을.. 다짜고짜 성을 내니 말이다. 본인이 아프실 때는 나와 일본인 친구에게 맨날 가까이 와서 어디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하소연하셨으면서..

두 사람이랑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어제 급 미안하셨는지흰쌀밥을 해주시겠다 하시길래 알겠다고 감사하다 했는 데 흰쌀밥을 주시면서 "오늘은 내가 해주지만, 담부턴 네가 해먹어야돼"라고 하셨고 알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저녁에도 "미안하지만 오늘까지도 내가 너 밥을 해줄 수가 없어, 너가 해야 돼"라고 하셨다.

물어보지도 않았는 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부탁할 마음과 생각도 없었는 데 말이다. 아무튼 그리고 갑자기 또 어제는 나에게 확실하게 해두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 해서 뭐냐고 물었더니 "내 허락 없인 그 누구도 내 집에 들어올 수 없어"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난 이건 또 뭔 소리인가 싶어서 그냥 "네 알고 있어요"라고 했더니 "미안하지만 안돼, 너 남자 친구조차도 내 집에 들어올 수 없어. 내 허락 없이. 그 누구도. 알겠지?"라고 곱씹으면서 이야기를 하셨다.

아니... 누가 데려와도 되냐고 물어봤냐고... 본인 혼자 북 치고 장구 침..ㅠㅠ정말 뜬금없이 와서는 이러니까 듣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정말 별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집에 있으면 누굴 초대하고 싶겠는가;;

나도 피곤해지고 싶지도 않고, 그리고 남자 친구를 초대해서 행여나 내가 느끼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그리고 오늘 일본인 룸메랑 이야기를 하다가 집주인 아줌마 이야기가 나왔는 데 자기를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27일 날 자기도 나가야 한다고 해서, 먼일이냐고 했더니 아줌마 친구가 와서 살기로 했다면서 27일까지 비워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친구도 원래 나갈 생각이었는 데 지난번에 물어봤을 때 집이 잘 안 구해져서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래서 말은 안 했지만 왠지 여기서 한 두 달은 더 지낼 생각이었던 거 같은 데 이제 그럴 수도 없어 좀 근심이 생긴 것 같았다.

근데 아줌마 친구가 와서 산다는 말이 좀 거짓말 같았다. 만약 진짜였다면 이미 나한테도 이야기하고 남았을 것이다.

본인 친구가 어떤 사람이고 뭐하는 사람이고 언제부터 친구였고 등등...

딸 이야기나 전남편 이야기도 우리가 물어보지 않아도 술술 하는 사람인데.. 아무튼 근데 어찌 보면 다행이다.

아줌마와 같은 성격은 누군가와 같이 살기 참 어려우니까...ㅠㅠ

아무튼 나도 이제 여기서 10일만 살면 다른 곳으로 이사 간다!제발 다음 주인은 괜찮기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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