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33일차 '활기찬 한 주 시작!'

라도유비타 2020. 2. 1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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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 33일차 '활기찬 한 주 시작!'


 

오늘 아침에 어김없이 늦잠을 잤다. 진짜 7시 30분에 일어나기 왜 이렇게 힘든 건지....

추운 게 한몫하는 것 같다.  그나마 좀 따뜻해지고 있긴 하지만 실내가 18.5도~20도 이내면 아주머니는 레지스터를 아예 안 트신다. 본인이 추위를 느낄 경우엔 트시고..ㅠㅠ

아무튼, 학원에 다행히 늦진 않았고 갔더니 미국 애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어쩌다 혼혈 이야기가 나와서 나에게는 조상 중에 외국인 없냐 물어보고 없다 했더니 어학원 선생님이 보기에는 내가 너무 예쁘다고 ...

근데 난 이때 다른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어서, 나??라고 대답했고 선생님이 '그래~~너~~'라면서 웃으셨다.

한국에서는 전혀 못 들어본 말이라 얼떨떨했다.

그리고 미국 애는 엄마께서 콜롬비아인이고 아빠가 미국인, 신기하게도 할머니는 러시아인, 할아버지는 아이리시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거의 단일민족이다 보니 조상 중에 다양한 나라사람이 있는 문화가 신기했다.

콜롬비아 가족은 전부 다 콜롬비아인이라고 했다. 엄마와 이모들은 머리가 붉은색에 눈도 파란색인 데 본인은 까만 피부에 까만 눈 까만 머리라며 아쉬워했다. 이에 선생님이 "특별한 거지~"라고 말하며 위로해주었다.

근데 콜롬비아애가 말하는 걸 정말 정말 좋아해서,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 해도 결국엔 그 애가 말하고 있는 신기한 상황이 펼쳐진다.

가로채기를 잘한다고나 해야 하나, 가로챈다는 건 뭔가 어미가 안 좋아 보이긴 하지만 대화에 끼는 거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용이 산으로 간다. 오늘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 이야기까지 나왔다, 나도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지식은 없는지라...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 듣기를 포기하고 네이버 검색으로 대충 찾아봤다.

그리하여 오늘은 쉬는 시간 이후 진행된 수업에는 내내 이러한 대화들로 채워졌고, 끝나는 시간이 다 돼서야 선생님이 "어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라며 프린트물을 나눠주시고 간략하게 설명해주신 뒤 "내일 이어하도록 하자!"라고 하며 수업을 마쳤다.

그리고 난 오늘 행정 담당자분에게 새로운 집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주소와 집 주인 이름 등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등.. 거리가 지금 사는 곳과 멀면 어떡하나 고민이 되었다.

사실 지금 사는 곳 지역이 이제 어느 정도 정도 들었고 근방에 뭐가 있는지 대략 알게 되니까 나름 괜찮은 곳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고 멀리 떨어져 살고 싶지 않았다.

근데 다행히 지금 지내는 숙소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이다. 그리고 더더욱 좋은 건 택시를 안 불러도 된다는 것!

이번에도 엘리베이터 없는 2층일 거 같아 짐 옮길 때 고생은 하겠지만 ㅠㅠ 가까우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보려 한다.

하 진짜 짐 들기 겁난다.. 그 무게가 상상이 가면서,

지금 숙소 계단은 가파르고 좁은 편이라 들고 올라가는 데 엄청 고생했기 때문이다. 남자 사람 친구라도 있으면 도와달라고 요청이라도 할 텐데 ㅠ_ㅠ 흑.. 혼자 사는 인생..

그리고 내심 도와달라 하기도 미안하다.

나도 무거운데 남이라고 안 무거울까..아니면 캐리어 따로, 짐 따로 옮길까 고민 중이기도 하다. 여러 차례 왔다 갔다 거리면섴ㅋㅋㅋㅋㅋ 어후.

그리고 혹시나 해서 월세 할인되는지 물어봤더니 안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지.. 이번에는 다른 학생은 없고 나와 집주인 둘이서만 지내는 집이라고 한다. 제발 집주인과 베스트 프렌드까지 아니더라도 쿵짝이 잘 맞았으면 좋겠다.

학교 선생님이라고 하시던데.. :)

암튼 나는 수업 후에 보험 회사에 서류 제출하러 우체국을 향하고 있었는데 에콰도르 애한테 "점심같이 먹을래?"라고 연락이 왔다. 근데 지난 주말 토, 일 둘 다 돈이 없다고 그랬던지라.. 이번에도 식당 가서 자기 돈 없다고 그럴까 봐 나 지금 우체국 가야 돼서 다음에 먹자라고 답했다.

그리고 좀 의아했다, 콜롬비아 애랑 말도 통하고 더 잘 맞을 텐데 왜 얘랑 점심 안 먹으려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예의상 물어본 건가... 아무튼 우체국에 가서 서류를 보내고! 보험 담당자한테 우체국에서 결제한 영수증 찍어서 "저 오늘 보냈어요!"라고 메일 보냈더니, "아주 좋아요! 혹시 뭐 더 물어볼 거 있음 나한테 연락해요!"라고 답이 왔다.

참 착한 사람이다! :) 제발 환급돼라!!!! ㅠㅠㅠ 내 돈!!!

그리고 집 와서 점심을 해 먹는데 집주인 아주머니께서 컴백하셨다. 이어 "내가 너한테 깜빡하고 편지를 못 줬어~"라고 하시길래 "아 네 오늘 주세요 내일 전할게요"라고 했다.

사실 '편지'에 대한 궁금증에 에콰도르 애한테 "혹시 너 집주인도 행정 담당자한테 편지 전하라고 한 적 있어?"라고 물었더니 "아니 왜?"라고 말했다.

그래서 "집주인 아주머니가 그 행정 담당자와 친구인데 나에게 편지를 두 번째로 지금 전달해달라고 하셔서, 아마 내가 나간다는 내용인 거 같은데..

둘이서 친구고 둘 다 핸드폰이 있고, 이메일 있고.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지금 숙소에서 어학원까지 도보로 5분이잖아.

근데 왜 편지를 전해주라 하는지 몰라서. 그렇다고 행정 담당자가 답장을 전해주는 거는 아니거든...."라고 말했더니 "정말? 귀찮겠다.. 우리 집주인 아줌마는 전혀 그런 게 없어"라고 답했다.

그래서 "그렇지? 우리 집주인 아줌마만 편지 보내는 거 같아"라고 했고 "그러게 근데 왜 핸드폰 사용을 안 하지?"라며 의문을 가졌다.

아무튼, 그러면서 집주인 아줌마는 나에게 "오늘 집 정보 들었니?"라고 물었고 내가 "네~정보 들었어요"라고 했더니 "아 그리고 별다른 말은 없고?"라고 말씀하셨다. '뭐 지금 지내는 곳은 어땠냐' 이런 말 물어봤을까 봐 그런 건가..그래서 "예~별다른 말은 없고 그냥 정보만 들었어요~"라고 했더니 "응?? 무슨 정보!?"라고 하셨고 "새로운 집이요~주소, 주인 이름 등"이요라고 했더니 "아아 혹시 주소 기억나?"라고 물으셨고 "아뇨 그냥 종이에 적어주셔서 외우진 않았고 여기서 도보로 10분 거리더라고요"라고 말했더니 "아~잘 됐네~"라고 하셨다.

그리고 나가서 젤라또 가게를 갔는데 내가 평소 먹던 것들이 다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초콜릿이랑 다른 거 하나 주문해서 받아가지고 밖으로 나왔는데, 어떤 중년 외국인 여성 2분이 젤라또 주문하려고 밖에 줄 서있으셨고

내걸 보자 "어머~~이거 봐~~~"라며 좋아하셨다.

그리고는 "이거 뭐예요? 맛있어요!?"라고 물었고 식감에 대해 물어보셨는 데 나에겐 너무 영어 고급 어휘였기에..."설명하기는 어렵고 이름은 00에요!! 맛있어요!!"라고 했더니 "이거 먹어야겠다~~"라며 고맙다고 하셨다.ㅎㅎ

이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젤라또를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근데 오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엄청 빨리 녹는다. 젤라또 먹을 때 진짜 조심하면서 먹어야 한다.. 안 그럼 손에 젤라또로 범벅됨...

내 근처에서 드시던 중년 남성분 손에는 이미 젤라또가.. 바람은 또 왜 이렇게 부는 지, 진짜 먹기 힘든 날씨였다.ㅋㅋㅋ

그래도 다 먹고 다리에 앉아서 햇볕을 쬐고 집에 왔는데 어제 새벽 늦게 자가 지고 노곤함이 몰려왔다.

30분만 자자하고 누웠는데 3시간을 자버렸다. 한 번도 안 깨고 그냥 꿀잠.

뭐는 먹어야겠는 데 요리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요구르트랑 오늘 산 딸기를 먹으려 주방 갔는데 일본인 친구가 있었고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 아침에 퀘스트라 갔다 왔는데 지문 찍는 것만 5시간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어?! 왜 이렇게 오래 걸려?"라고 하니 "엄청 사람이 많았어~ 아프리카인, 아랍인들이. 아시아인은 별로 없었고"라고 했다.

나는 9월에 가야 하는 데.. 장시간 기다릴 생각하니 급 피로감이 몰려왔다. 아니... 지문 하나 찍는 데 5시간이 웬 말이야 진짜.. 그러더니 종이에 다음 방문일을 적어주었는데 두 달 뒤라고 한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다. 두 달 뒤 가서 키랑 몸무게 재고 한 달 뒤에 발급이 된다. 이 친구는 작년 11월에 이탈리아 왔는 데ㅋㅋㅋㅋㅋ...일본으로 돌아갈 때쯤 받을 거 같다. 나 또한 빠르면 11월 또는 12월에 받을 거 같다.

진짜 너무 느리다;; 아무리 외국인들이 많다고 그래도 그렇지. 그리고 소죠르노가 젤 중요한 건데... 젤 느리니까... 외국인 입장에선 더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한 번은 어학원 담당자분께 머 물어보다가 소조르노가 필요하단 사실을 알았는데

"저 지금 소죠르노 없는 데 어떡해야 하나요?"라고 했더니 "퀘스트라 언제 가니?"라고 물으셔서 "9월이요"라고 했더니 '역시 그럼 그렇지'라는 듯 빵 터지셨다.ㅋㅋㅋㅋ

아무튼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ㅠㅠ..그냥 거의 있는 듯 없는 셈 치고 지내야겠다. 9월에 가는 날만 까먹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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