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18일차 '피티 궁전과 보볼리 정원 다녀오다.'

라도유비타 2020. 2. 8. 17:37
728x90
300x250

이탈리아 생활기 : 18일차 '피티 궁전과 보볼리 정원 다녀오다.'


어제는 그냥 하루 동안 집에서 쉬었다. 오랜만에 밀린 예능도 좀 보고..!
잠깐 나갔다 왔는데, 집 주인아줌마와 주방에서 마주쳐서 아줌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딸 시험 얘기 + 딸 자랑에 이어 갑자기 또 어떤 아티스트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서 가량 15-20분... 잡혀있었던 것 같다. ㅠㅠ 주방 가기가 어쩔 땐 불편하다.

그래서 아줌마 티브이 보고 있거나 할 때 주방에서 요리하는 데, 또 그러면 급 와서는 이야기를 하실 때가 더러 있다.
하루 종일 집에만 계셔서 그런지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나 보다고 생각하지만,
나도 가끔은 피곤한 게 사실이다.

계속 아픈 이야기를 듣는 것도 이걸 뭐 더 이상 어떻게 반응해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ㅜㅜ
그리고 어제는 음식물 쓰레기나 쓰레기통이 차면 너랑 일본인 애가 버려도 된다며,
그래서 '아 그렇군요'라며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더니
"네가 원한다면~ 내가 집에 있으면 상관없지만, 내가 집에 없는 경우도 있잖아 그럴 때~"라고 이야기하셨지만,
거의 외출을 안 하시기에.. 왠지 속마음은 '너희가 좀 버려주라'이신듯 하다.
난 그럼 이 집에서 돈 내고 받는 혜택이.
집 마다 다르긴 하지만, 에콰도르 친구 집 주인 아주머니는 매일 밥을 해주신다는 데ㅠㅠ.

아무튼 오늘은 에콰도르 친구랑 같이 우피치 박물관에 가려고 한 날이다.
하지만 매달 첫째 주 일요일은 대부분 미술관이 무료입장인지라, 사람들이 많이 몰릴 거라 예상하고
우리는 우피치 오픈 시간인 8시 15분까지 만나기로 했으나...
6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7시 10분에 눈을 떴다.
그래서 부랴부랴 씻는 데, 에콰도르 친구한테 '우리 8시 30분까지 만나는 거 어때?'라고 연락이 왔고
흔쾌히 오케이 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도착했는데, 수많은 인파들이 있었다...
진짜 줄이 장난 아니었다.
가도 가도 끝이 안보이는 줄..
거의 들어가려면 2시간은 기본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도대체 다들 몇 시에 온 걸까 예상이 안 갈 정도로 줄이 길었다.
아무튼, 에콰도르 친구한테 이 상황을 알리고 내가 줄에 서있을 테니 줄 따라서 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 분 뒤 에콰도르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대박 미쳤어"
그리고 오늘은 부활절이라....! 무슨 퍼레이드까지 했다.
에콰도르 친구와 만나고, 우리는 그냥 이 줄을 기다리지 않고 다른 곳을 가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번에 차라리 우피치 예약해가지고 들어오자고..ㅠㅠ
진짜 끊임없이 줄을 슨다. 사람들이...

어제 집주인 아줌마한테 오늘 우피치 갈거라고 하니까
"신문이나 책 들고 가"하시길래 농담하시는 줄 알았는 데..진심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근처 박물관으로 들어갔는 데, 여기는 오늘 무료입장 아니라고 이야기하시면서
피티 궁전 등등 무료 입장 가능한 총 4군데를 언급해주셨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우피치를 지나왔는데 줄이 우리가 있을 때보다 더 길어져있었다.

우리는 피티 궁전을 가기로 했고, 그 앞 커피숍에서 크루아상 하나랑 커피 한잔해서 아침을 먹었다.
근데 자릿세가 있다 보니 비쌌다ㅠㅠ..
7유로라니.
아무튼 그리고 피티 궁전 티켓 판매소에 가서 두 명 이야기하니 표를 무료로 주신다.
하나는 피티 궁전 하나는 보볼리 정원이었다!
보볼리 정원까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니 대박대박.
안에 들어가서 구경하는 데 엄청 크고 다양한 그림들이 있어 너무 좋았다.

 

너무 신기하다.. 현대도 아니고 과거에 어떻게 이런 건축 양식과 그림들을 그렸는지..
아무튼, 그림 구경을 다 마치고 우리는 보볼리 정원으로 향했다. 

 어제 막 천둥번개 치고 비가 오더니.. 오늘은 하늘이 엄청 쾌청했다.
그리고 정원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신선해지는 느낌?!
에콰도르 친구랑 둘이 보는 거는 처음인지라, '일본인 친구와 셋이서 다닐 때처럼 뭔가 말이 없으면 어떡하지?'했는데
다행히 어색하거나 불편한 게 1도 없었다. 물론 언어가 100% 통한다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서로 들어주려고 하고 말하려고 시도를 한다면 어떤 대화든 통하는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나랑 비슷한 점이 꽤나 많았다.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취향도 비슷하고 ㅎㅎ

보볼리 정원이 어마어마하게 컸다 ....
근데 보볼리 에서 성폭행 사건 등이 있었던 지라 혼자 가기 무서웠는데,
이 이야기를 에콰도르 친구한테 이야기해주니, 그런 사건이 있었냐며 놀랬다.
오늘은 무료입장 가능한 날이라 그런지 나들이 나온 가족들도 많고 관광객들도 많았다.
그리고 혼자 왔으면 왠지 길 잃어버렸을 것 같다. 우리도 그냥 목적지 없이 다니다가 너무 멀리 와서 다시 돌아갔다.
약간 미로 같은 느낌?!ㅎㅎ

날씨 좋은 날 오니 너무너무 산뜻하고 편안하고 평화롭고~정말 완벽한 날.
그리고 우리는 점심 먹으러 가방 맡겨놓은 피티 궁전으로 갔는데,
웬걸 에콰도르 친구가 가방 번호표를 잊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작은 가방이라 안 맡겨도 된다 그래서 들고 있었던 터라..
당황한 에콰도르 친구에게 "일단 가서 잃어버렸다 이야기해보자"라고 했고
가서 "번호표를 잃어버렸어요"라고 하니,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직접 가방을 찾게 했고
신분증 확인 후 가져가게 해줬다.

근데 사람들이 워낙 많이 왔다 갔다 한 곳이라 그런지... 친절하진 않다.
나도 보볼리에서 피티로 다시 돌아갈 때 표를 한번 더 검사하길래, 표를 보여주고 가는 데.
갑자기 팔로 멈추라고 저지하는 게 아닌가.. 그러고 나를 빤히 쳐다본다.
그래서 나도 빤히 쳐다봤다.

'뭐지?'
한 3-4초간 말이 없어서 "왜요?"라고 물었더니 가방 안을 보여달란다.
'아니... 그럼 말을 해야지.. 내가 눈만 보고 어찌 알까나'

사람을 워낙 많이 상대해서 그런가 말을 잃었나 보다 하고 그냥 가방 열어 보여줬더니
가도 좋다고 한다... 암튼, 우리는 점심을 뭐 먹을까? 하면서 입구로 나왔는데
피티 궁전도 줄을 어마어마하게 서있었다.
그래서 우린 "와... 우리 진짜 운 좋았다 오늘"이러면서 식당 찾기에 나섰고
5분 거리인 어학원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줄을 너무 많이 서있어서 빈자리 있는 다른 가게로 향했다.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근데 웨이터가 계산하러 너무 안 온다...
분명히 오겠다고 이야기하고 갔는데... 감감무소식.
그래서 결국 기다리다가 그냥 안에 들어가서 계산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근처 젤라또 집 가서 젤라또 하나 사 먹고!
우리는 집으로 향했다.
근데 에콰도르 친구가 헤어질 때 '바쵸 인사'를 해줘서 먼가 너무 행복했다.
수업시간에 어학원 선생님이 바쵸 인사에 대해 이야기해주면서 내 친구다, 너를 존중한다?!
이런 의미로 해준다고 이야기하신 게 생각이 나서ㅎㅎ

'우리 이제 친구가 된 건가?!'

아무튼, 그리고 우리는 다음번에는 클럽이나 라틴 음악 들을 수 있는 펍 가기로 했다.
근데 에콰도르 친구랑 헤어지고 1~2분 뒤에 집 가는 거리에서 일본인 친구를 만났다.
그래서 서로 깜짝 놀라고, 인사하고 어디 가냐 묻고 학원에서 보자! 하고 헤어졌다.
저번에 장 보다가 만났는데 우연히 만나니 신기할 다름..

근데 에콰도르 친구는 5월 13일 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다고 한다.
난 그날 아마 이사를 하고 있겠지?!ㅠㅠ..
좋은 집 찾아지길!!!
 


공감과 구독은 포스팅에 즐거움이 됩니다 :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