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Italia

이탈리아 생활기 : 13일차 '미켈란젤로 언덕 전망 보러 가다.'

라도유비타 2020. 2. 7.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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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생활기 : 13일차 '미켈란젤로 언덕 전망 보러 가다.'


오늘은 어학원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오후에 수업을 하게 됐다.
오후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근데 항상 오전에 수업을 해서 그런지 하루가 짧게 끝나는 느낌인지라 아쉬웠다.
아무튼 오늘도 스페인 친구와 노르웨이 친구는 수업에 오질 않았다.
스페인 친구는 아마 남자친구가 주말에 이탈리아 놀러 온다는 거보니 남자친구와 함께 관광하고 있는 것 같고 노르웨이 친구는 나중에 선생님을 통해 들었는데, 아프다고 했다고 한다. 작년 일본에서 호된 감기에 걸린 경험이 있어 급 걱정되었다.

아무튼 수업 끝나고 일본인 친구가 가자고 하던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기로 했다.
사실 학원에서 수업 끝나고 할 수 있는 체험 같은 것을 나눠줬는데 비용이 저렴한 편이 아니라 그냥 자세히 보진 않았다.
근데 무료 체험이 있었나 보다~ 그중 그게 오늘이었고. 그래서 나랑 일본인 친구, 에콰도르 친구 이렇게 셋이서 만남의 장소인 베키오 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가이드와 호주에서 온 부부와 함께 미켈란젤로 언덕을 가게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가이드와 연계된 곳이 있는지 중간에 주얼리숍, 아트숍, 인테리어 숍을 들리게 되었다.

주얼리숍은 진짜 너무 예쁘고 특이해서 내가 이탈리아에서 결혼할 남자를 만난다면 여기서 반지를 맞추리라 나 혼자 결심을 했다.ㅎㅎ
아무튼, 가이드를 포함한 6명은 미켈란젤로 언덕에 도착했고! 잠깐의 설명 뒤 가이드는 자신의 임무를 다한 듯 재밌게 구경 하고 다음에 또 보자 라고 이탈리아어로 이야기를 하셨는 데
주변이 소란스럽고 뭐라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어서 구경하다가 다시 만나자는 소리인가 아님 여기서 헤어지자는 건가 알 수가 없어 이탈리아어를 알아듣는 에콰도르 친구한테 "여기서 헤어지는 거야?"라고 하니까 "그런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리고 호주 부부에게 다가가 "사진 찍어드릴까요?"했더니 흔쾌히 "좋아요!"라고 하셔서 사람 틈 속에 파묻혀 사진을 찍어드리고 좋은 하루 보내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이어 우리 세명은 풍경을 관람하기로 했는데, 일본인 친구와 다닐 때면 살짝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본인이 참여하고 싶었던 활동인 것 같은 데 말도 없고 말을 할 때면 일본어로 먼저 막 나에게 이야기하는 데
옆에 있는 에콰도르 친구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나 또한 그렇고..
내가 조금 알아듣는다 했지, 언제 능통하다 했냐고.. ᅲᅲᅲᄒᄒ
나도 통역의 한계가 있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면 이탈리아어를 섞어 이야기하는데
이때 난이도가 더해진다..
왜냐하면 이탈리아어가 마치 일본어처럼 들리고 이 둘이 섞여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언어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나에게 일본인 친구에게 이러이러한 질문을 하고 싶은 데,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내가 그녀의 인생사까지 물어보기엔 일본어가 너무 짧은지라 ㅠㅠ 간단한 것만 가능하다고 했다.

아무튼, 그리고 같이 다니면서 말을 거의 하지 않고 나서지도 않고,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3개월 정도 지내는 데 핸드폰 개통도 안 하고
왓츠앱 같은 어플도 몰라서 거의 주로 길 찾는 건 나 아님 에콰도르 친구가 하기 때문에
이럴 거면 우리에게 왜 먼저 가자고 한 걸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한 번은 궁금해서 혼자 다닐 땐 어떻게 찾아다니냐고 물으니
와이파이 되는 곳에서 길을 찾는다고 답했다.
이탈리아에서 무료 와이파이 되는 곳이 거의 없는 데 신기했다.

아무튼 풍경은 사진에 다 안 담길 만큼 너무 예뻤다.
근데 역시 외국이나 한국이나 sns 용 사진 찍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sns 용 사진 찍는 거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대부분 큰 와인병이나 맥주 병 사서 한 손에 들고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찍긴 했지만..

우리는 다 구경한 뒤, 다시 돌아가려고 했으나
일본인 친구는 아예 핸드폰 사용이 불가하고 에콰도르 친구는 신호가 안 잡힌다 하고 나는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다.
보조배터리 가지고 다니지만 usb 선이 고장 났는지 충전이 안됐다.

그래서 어떻게 하지? 하다가 온 길을 더듬더듬 돌아가기로 했고 무사히 도착했다.
근데 너무 배고파서 난 어학원 근처 파니니 맛집? 을 갈려고 했는데 저녁이라 그런지 파니니를 파는 것 같지 않아 보여서
그냥 집 쪽으로 돌아오다 동네 슈퍼에서 계란을 드디어 사고 집 건물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트레볼리 감자 그리고 뇨끼
메뉴 이름이 엄청 길어서 기억나는 단어가 저 세 개 밖에 없다.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처음 음식이 나오자마자 치즈의 꾸리꾸리 한 냄새가 풍겨왔다.
칼로 반을 갈라 안을 보니 감자가 들어있었다.
'오호라! 맛있다!'

그리고 맥주 하나를 시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올라가 아줌마와 이야기를 잠깐 나눈 뒤,
내 방에서 인터넷이 또 안되어 주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 데
어제오늘 늦게 들어와서 그런지 아주머니께서 "친구 생긴 거야~?"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네! 오늘 학원 친구랑 베키오 다리랑 두오모 풍경 보러 갔어요!"라고 초급 이탈리아어를 동원해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이탈리아어로 계속 물으셔서 난 고민에 빠지고..
그래도 이탈리아어 쓸 수 있는 기회가 딱히 없으니까, 아주머니와 대화하는 게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이야기해보려고 했다.

그리고 오늘 에콰도르 친구가 "너에게 물어볼 게 있어"라고 말하길래
"뭔데?"라고 했더니 "혹시 일요일 뭐 해?"라고 물었다!
 그래서 "아직 아무것도 없어~"라고 했더니,
"나 지금 지내는 홈스테이 사람이 이번 주 일요일 집에 안 들어온다 해서, 같이 놀자!"라고 말해주었다.

꺅, 드디어 친구가 생기는 건가~
암튼 그리고 집 구하는 걸로 너무 고민이 된다. 어떻게 해야할지ㅠㅠ
돈 아끼는 방법이 최고인데, 혼자 사는 건 이것저것 돈이 많이 들 것 같고
아직 이탈리아에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부동산 통해 집 구하는 게 망설여지긴 한다.

흠... 아직 시간이 있어 다행이긴 하지만..
마음 맞는 친구 있어서, 같이 살 사람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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