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Norway

노르웨이에서 생긴 일: 나, 한국에 갈 수 있을까?

라도유비타 2020. 10. 24.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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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생긴 일:

나, 한국에 갈 수 있을까?


한국에 입국할 날이 열흘 정도 남은 시점인 현재.

 

이틀 전, 같이 사는 플랫 메이트가 갑작스레 "나 코로나 감염자 접촉 대상자로 연락받았어. 자가격리해야 한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마치 자랑거리라도 된듯마냥 미소를 머금은 그녀의 모습에 '좋아하는 건가?'싶어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남자친구, 가족들에게 연이어 이 소식을 전하며 거실에서 그들과 내내 통화를 했다.

 

그다음 날, 그녀는 나에게 "내가 만약 양성이면 같이 살고 있는 사람 모두 자가격리해야 한대. 확실하진 않지만 노르웨이는 외국인에게 무료로 코로나 치료 해주지 않아 만약 너도 감염돼서 여기서 치료받는 다면 치료비는 네가 부담해야 할 거야 아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참고: 거주증이 있는 외국인은 치료 대상)

근데 그럼 누구때매 내가 감염되게 생겼을까..?

 

물론,코로나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본인 때문에 자가격리 또는 감염위험에 처한 나를 두고 난처해하거나 미안해하기는 커녕, 남일처럼 외국인의 경우 무료 치료 안 해준다고 말하니 기분이 상했다. 

 

생각하는 포인트가 달라 내가 걱정되서 말한 걸 수도 있겠지만 걱정스러운 표정이나 말투는 아녔기에 실망감이 들었다. 사실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지 않았고 혹시 양성일 수도 있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음 감염 위험이 높아지니, "그래~"라며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자,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근데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지 않나? 나랏돈을 왜 이렇게 쓰는 거지? 싶어서 화도 났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감염됐다고 해서 그 나라에서 무료 치료를 제공해준다면 모를까..분명 우리나라에서는 노르웨이 사람이 코로나 감염됐음 치료 해줬을 텐데 말이다. 

 

또한 이 친구와는 가끔 괜찮은 사이였다가도 가끔 생각 없이 말하는 부분과 매너 없는 태도가 한 번씩 크게 드러나 그간 쌓아왔던 우정이라면 우정이 나에게는 점점 마이너스가 되고 있었다. 

 

또한 자가격리해야한다면서 거실에 내내 앉아 있는다는 지 등 일반 생활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다음 날은 갑자기 혼자 대청소를 하기 시작하며 그래서 뭐하냐구 묻자, 혹시 몰라서 자기가 다 구석구석 닦아놓는 중이라고 했다.. 그것보다 그냥 가만히 방에 있거나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게 나을 텐데.. 

 

그러니 오히려 내가 피하게 됐다. 내가 본인을 피하는 것을 아는 지 뭔가 관계가 싸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조심하는 수 밖에. 

 

나는 사람많은 쇼핑몰이나 마트에 갈때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삶과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어린이, 청소년들 중에서 마스크 쓰고 다니는 이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 어른들 중에서는 종종 보이기도 하지만, 안 쓴 사람이 쓰고 다니는 사람보다 훨씬 많기에 사실 내가 마스크를 쓰나 마나 하다고 까지 생각될 때도 있다.

 

사실 내가 열심히 쓰고 다녀도, 같이 사는 플랫메이트들이 마스크를 안쓰고 다니니.. 내가 열심히 밖에서 쓰고 다녀봤자, 그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슈퍼마켓과 카페, 옷 가게, 식당 등 사람을 계속 접하는 직원들 또한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것을 볼 때면 가끔 마스크 안쓰는 거 치고는 감염자가 적은 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내가 안 쓰는 사람 탓을 할 순 없는 노릇이다. 노르웨이 정부에서조차 마스크 착용 권고만 하지 써야한다고 공식표명은 하지 않기에 외국인으로써 내가 노르웨이에서 할 수 있는 건 나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녀 혹시 모를 밖에서의 감염을 맊는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 내에서 막을 수 있는 감염을 막지 못하는 게 눈에 보여 아쉬울 따름이다. 

 

일단 코로나감염자 밀접접촉자로 판명된 플랫메이트는 오늘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내일 중으로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부디 음성이길 바라며, 한국에 가는 날까지 조심의 조심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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