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Norway

도유의 노르웨이 생활: 운전 면허 도로 연수 3번째 이야기 '드디어 폭발한 나'

라도유비타 2022. 3. 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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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의 노르웨이 생활: 운전 면허 도로 연수 3번째 이야기
'드디어 폭발한 나'

오늘은 도로연수 3번째 받는 날이다.

걱정 반 기대 반을 하고 갔다. 왜냐면 도로연수 선생님 때문이다.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이 선생님의 스타일이 나와 맞지 않다고
체감되기 시작한 것은 도로연수 2번째부터였다.
그래서 며칠 전 다른 도로연수학원도 알아보기도 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듯
이 학원을 택한 이유는 집과 가까워서, 학생할인이 가능해서였다.
근데 학생할인이 되더라도 90분에 약 18만 원이 되는 돈을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가격 대비 연수 만족도는 8만 원 채도 안됐다.

@pixabay

여하튼 이 선생님과의 에피소드를 오늘 얘기하자면
잠시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도로연수 첫번째날에는 학원 앞으로 갔고
선생님이 직접 차를 뒷 주차장에서 몰고 나와 연수를 진행했고
연수 끝날 때는 뒷주차장에서 헤어졌다.
두 번째 날에는 뒷 주차장으로 바로 오라고 해서
도로연수를 시작했고 첫날과 같이
연수 끝날 때 뒷주차장에서 헤어졌다.

세 번째 날인 오늘
아무 연락이 없길래 자연스레 뒷 주차장으로 갔는데
선생님은 없었다.
그래서 주차장에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앞? 아니면 뒤?"라고 답장이 와서
"뒷주차장"라고 답을 보냈더니
앞 주차장으로 오라 했다.
그래서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데 몇 분 뒤
학원 문을 열고 나오며
"도유 거기서 뭐 하는 거야?~안에 들어와서 키를 받아가야지.
그리고 운전 준비를 해야지."라는 것이 아닌가..

도로연수 동안 한 번도 나에게 키를 받아가라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난 현재 코로나에 걸린 상태고
이 사실 또한 선생님에게 도로연수 전 미리 알렸고
선생님은 자기도 전에 코로나 걸렸으니 상관없다고 했지만
나는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타인과의 접촉을 도의적으로 꺼리고 있었다.
사실 코로나 규칙은 사라졌기 때문에
내가 들어가도 상관은 없지만
누군가를 코로나에 걸리게 하고 싶진 않았다.

여하튼 뭐 이런 사소한 것까지
'너가 말해야 알지 안 알려줬잖아'라고
날 세우고 싶지 않아서
"코로나 때문에 안에 들어갈 수 없어"라고 말한 뒤
키를 받고 운전 좌석 세팅 등 준비를 했다.

운전 좌석 세팅을 하고 있을 때쯤
선생님은 들어왔고
내 컨디션이 어떤지 물었고
우리가 오늘은 오사나란 지역을 갈 것이기 때문에
이정표를 잘 보라고 했다.

근데 시작부터 이 선생님과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오사나로 가는 길에 짧은 고속도로(?)를 한번 탔고
시내 가는 방향, 오사나 등의 이정표를 봤는데
모두 직진 표시로 되어 있어서
난 내가 지금 있는 차선에서 직진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근데 그 도로를 나오자 시내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나에게
"너 우리 지금 어디 방향으로 가는 줄 알아?"라고
물었고, 나는 "시내?"라고 물었더니
"응 이방향으로 가는 건 시내야.
오사나로 가는건 네가 저기서 차선을 바꿔서 가야 했어.
근데 못가, 이미 지나서"
라는 것이 아닌가?

근데 선생님으로서 학생이 차선을 잘못 탔다면
옆 차선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게 도로연수 선생님이 내 조수석에 앉아있는
책임의 일부분 아닌가 싶었다.

근데 오히려 나를 되려 답답해했다.
물론 내가 더 잘 보고 해야 하는 건 알지만
난 오사나란 곳을 가본 게 이케아 무료버스 타고 간 게 다고
이제 3번째 도로 연수하는 건데,
본인의 계획이 오늘날 거기로 데리고 가려했다면
도입부는 좀 도와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해
이때부터 나의 분노 게이지는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얼마 안가
갓길에 차를 정차하게 했고
버스, 택시 차선에 대해 뭐를 아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것에 대해 얘기했고
버스, 택시 차선에 대한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내 우리가 그 차선을 사용할 수 있냐 묻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전기차라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사실 난 이런 시간도 좀 아깝다.
그냥 주행 시 현재 우리는 버스, 택시 차선에 있고
네가 운전하고 있는 차는 전기차라
이용할 수 있다고 알려줬으면 좋겠는 데
나에게 뭐를 아는지 묻고
그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결국 내가 알아야 할 것
'전기차도 택시, 버스 차선 이용이 가능하다'라는 것에 도달한 뒤,
"네가 준비됐으면 이제 운전 시작해도 돼"라고 한다.


그렇게 난 운전을 다시 시작했고
내가 좌회전, 우회전 적기 타이밍을 놓치거나
또 우선순위 표지가 없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할 때
좌회전 깜빡이 키고 언제 가야 하는지
헷갈려서 "나 지금 가도 돼? 언제 가면 될까?"라고 했더니
"지금 이 도로에 뭐가 있어? 보이는 게 뭐야?
언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등 또 내 질문과 상관없는
질문을 늘어놓으며 이 상황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면서
"네가 준비되면 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오는 차량 때문에 좌회선을 망설이면서,
"나 지금 가도 돼?"라고 되묻자,
"가~~~"라며 답답한 듯 대답했다.
이때 진짜 속으로 욕이 절로 나왔다.

아니 알았으면 진작 갔지..!!! 묻겠냐고!

자기는 초보때 얼마나 다 알았다고 이러는지..?!
초보자의 마음을 전혀 공감을 못하는 선생님이란 걸 깨달았다.
그렇게 좌회전해서 들어간 곳은 주택가였는 데
여기서 너의 눈에 들어오냐는 게 뭐냐는 데
솔직히 뭐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거 없고
주택가니 사람 조심하자란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고 또 나에게 내리막길 언덕에 차량을 잠시 정차하게 했다.
그러고 아까 교차로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또 질문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을 얘기하다가 "네가 준비되면 출발해"라고 하길래
출발을 하는 데 내리막길이고 옆에는 주차 차량이 쫙 즐비해있었기 때문에
핸들을 얼마큼 돌려서 빠져나와야 하는지 허우적거리고 있다가
방향이 내가 가고픈데로 안 가서 브레이크 밟고
"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도움을 요청하면서 옆을 보니
선생은 문자를 하고 있었고 "후진해"라고 했다.
후진해서 다시 시도했으나 또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맞은편에서는 차량이 들어오고 있었고
내가 비켜줘야 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모르겠어"라고 하자,
답답해하는 듯 "네가 비켜줘야지. 후진해"라는 거였다.

아니, 비켜줘야하는 걸 모르는 게 아니라요.

이 상황에서 핸들을 어케 꺾어줘야하냐고요ㅠㅠ
뭔가 시너지가 안맞는 느낌에
점점 분노 게이지가 차올랐다.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가려 하는 데
자꾸 방향이 틀어지자,
"너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핸들이 돌아가서
바퀴가 돌아간 거잖아
원위치로 돌린 다음 그에 맞게 돌려야지"라는 것이었다.

아 진짜 이때 너무 재수 없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좀 빨리 알려주면 안되나? 문자 치면서 앉아있을 때는 언제고
이때 '이 사람과는 안 맞는구나'라는 것에 가까워졌고
오늘 연수 끝나고 당신과 못하겠다고 얘기하고 남은 금액 환불받은 뒤
다른 학원을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그러고 다시 학원 쪽으로 돌아가는 데,
앞서 말했듯 난 학원 앞 주차장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앞 주차장 입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눈에 안 익어 잘 모르기 때문에
좌회전할 타이밍을 또 놓칠 뻔 하자

"지금 해~~"라며 선생님의 답답하다는 듯한 소리를 듣자
내가 운전할 때마다 주춤하게 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그리고 학원 앞 주차장까지 들어서자마자
"이제 여기서 후진 주차해봐"라고 했다.
그래서 "나 주차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라고
얘기했는데

"네가 알아서 해봐(you can figure it out)"

이라고 툭 던진 채 쳐다도 안보고
또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
내가 왜 주차에 대해 1도도 모르는 지 설명하자면
내가 운전면허 딸 때 '주차'가 시험 평가 항목도 아니었고
운전면허등록 당시 실제로 주차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아
면허 취득 후 개인적으로 알아서
주차에 대해 수강하거나 습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난 정말 당황스러웠고
나를 가르칠 마음이 없구나 싶어
이때 내 마음은 확고해졌다.

'아 이 사람은 진짜 아니다. 다른 곳 알아보자'

면허시험을 꼭 치러보고 싶었는 데
그래서 면허를 꼭 따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포기하고 싶게끔 만드는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90분 동안 해대는 질문들
대부분 기억에도 안남을 뿐만 아니라
내가 알아서 해보라니 드라이빙 스킬 습득 또한
전무하니 더 이상 이 사람한테
시간, 비용 투자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노르웨이인 특징 중 하나가
남에게 싫은 소리, NO를 잘 못해서
돌려 돌려 얘기하거나 아니면
상대방이 먼저 그러하게끔 유도하는 게 있는 데
이 선생도 노르웨이 사람이니
내 입에서 먼저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해주길 바라는 건가 싶었다.


여하튼 주차 또한 우여곡절 끝에 마치고서,
선생님이 자기 스케줄을 읊으며
또 추가 도로연수를 잡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오늘 나랑 도로연수하면서
문자 하는 것만 3-4번 이상, 그리고 알아서 해보라 하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못하면 답답해하고
실수하면 답답해하고
그런데 또 추가 레슨이라니..???
나를 호구로 아는 건가 싶어서
나는 최대한 감정을 꾹 누른 채,
"솔직하게 말할게"라고 운을 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싶어
말을 바로 이어가진 못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대립'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한국에서 컴플레인 축에도 안드는 말 또한
절대적으로 삼가하기 때문에
한국어 흔히 '쏴댄다'라는 표현처럼
내 화난 감정을
다다다다다 속사포처럼 말을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처럼 열받아서
흥분해가지고 목소리 높여 막 말했다가는
오히려 내가 정신에 이상 있는 사람으로
오인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건 중요하다.
참고 넘기면 나의 손해이다.
운전이 목적이 아니였다면 내 시간과 돈을 굳이
내가 이사람에게 쓸 이유도 없고
오늘 이 선생님의 태도로 인해
나 또한 '잘하고자 하는 학생, 잘하는 학생'의
타이틀에 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그럴 노력할 이유도 없었다.
내가 못한다 생각하면 못한다 생각하라지,
이사람보다 운전 잘가르치는 선생님은
한국이든 전세계 어디에든 있을 것이다
말만 안통할 뿐이겠지.
그에 내가 억지로 잘보이려 내 돈, 내 시간 써가며
굳이 그 선생의 기준에 맞추고자 있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오늘 바로 얼굴을 보면서
내 생각을 전하고자 한 이유로는
노르웨이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에 대한 캐치도 늦고,
타인의 감정에 대해 공감을 못하거나
그렇게까지 생각할 것이란 생각도 못했거나
또 위의 잠깐 언급한 바로 '대립'을 싫어하기 때문에
안 좋은 일, 안좋은 감정을 느낀 바에 대해
잘 언급하지 않고 짚고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그러려니 넘기며
은근한 자신만의 생각의 고집들이
강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직접 내 생각, 내 느낌, 내 감정을 언급하지 않고
그들이 알아채 주기란
사막 한가운데서 물을 찾는 것과 동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여기서는 겪기 어려운 일이였다.

내가 개인적으로 느낀
노르웨이 사람들에 대한 특징 중 하나로
이에 누군가 나와 다르게 느꼈다고 해도 상관없다.
개인의 경험은 다른거니까.
또 내 미래 경험이 바뀔 수도 있는거라 생각한다.


여하튼 나의 말에 선생은 "뭔데?"라고 물었고,
나는 몇 초간의 침묵 끝에
"네가 가르치는 방식 존중해.
하지만 그게 나와 맞지 않아"라고 결론을 먼저 얘기 했다.

그랬더니, 큰 동조 없이
"너가 운전할 때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
너한테 도움 될 것 방법은?"라고 물었다.

이에 "나는 현지 도로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잖아.
하지만 그 도로 상황에서
이게 맞는지 안 맞는 지 내가 생각해야 하는 것도 맞아.
근데, 난 여기 지리도 가는 곳
모두 다 새로운 운전 환경이기 때문에
그 맞는 지 틀린 지 놓고 판단할 기준이
나에겐 명확하지 않아.
네가 나한테 어떻게 해야 할거 같냐고 묻잖아.
그냥 내 감에 의존해서
이렇게 해야할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해.
그게 맞았다고 한들 나에게 와닿지 않아.
그냥 그 길을 지나온 것뿐이지.
근데 나는 지금 어떤 게 맞는 거고
이럴 땐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게 필요하고
그런 기준으로 '이렇게 해야지'라고
떠올릴 수 있는 게 필요해."

"예로 우리가 주유소 갔을 때 설명하자면
한국은 주유소 들어가야 할 곳,
나가야 할 곳 표시가 되어 있어

노르웨이 주유소 입출구 모습/출처 구글

근데 여기는 그냥 도로같이 있잖아
화살표 표시도 없고
난 거기서부터 혼란이 왔어.
뭐 화살표도 없고
너는 자연스레 저긴 입구, 출구라고 생각하겠지만

한국 주유소 모습 / 출처 구글

나는 한국에서 기억하던 주유소 입구, 출구의 모습이
떠올라서 '입구가 어디야? 여기로 들어가도 돼?'
이렇게 된다고
근데 이건 내 문제지 너의 문제가 아니란 걸 알아.
하지만 이런 게 난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렇구나라는 게"

그랬더니, 선생님은
"그럼 이번 주 금요일
내가 네가 원하는 대로 해볼게,
만약 아니면 나 말고
학원에 다른 선생님과 운전 연수해도 돼"
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와 이번 주 금요일 4번째 연수를 해보기로 했다.
큰 기대는 안 하려 하지만
4번째 연수 이후에 마지막 연수가 남았는데
그 마지막 연수는 다른 선생님과 한번 진행해볼까 한다.

여하튼, 노르웨이에서 운전면허 도전기에
선생이 복병이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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