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board/Norway

노르웨이에서 아프면 어떡하나요?한국과 다른 노르웨이 진료 방식

라도유비타 2022. 1. 4.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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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생활한지도 어연 9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좋은 것만 보고 안좋은 상황이라도 좋게 생각하고 싶지만 그렇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병원 문제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한국과 노르웨이의 진료방식에서 느끼는 다른점은 크게 2개로 나눌 수 있는 것 같다.

1. 주치의를 통한 진료

요것이 가장 불편하다. 주치의란 일반가정의를 말하는데 즉 안과의사, 산부인과의사 등등 각종 전문분야 의사를 만나기 위해서 최소 한번에서 두번 이상 본인 주치의와 만남을 가져야 한다. 그 만남 과정도 2주 이상은 기본 소요되기 때문에 필요한 치료가 적기에 치료되리란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한 나의 경우엔 주치의가 1년 휴직낸
상태라 대체의와 진료를 보고 있었는데 눈이 뻑뻑하고 불편해서 대체의와 진료 예약을 잡으려했으나, 대체의가 아파서 병가를 내는 바람에 응급실을 가라고 추천해줬다.
사실 한국에서는 환자 입장에서 의사가 아파서 진료 보기 어려운 상황을 겪기 힘들기에 참 당황스러웠다.

의사가 환자보다 먼저 아픈 경우라니..


응급실을 갔더니 두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고 기다림 끝에 만난 의사도 안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였다. 응급실에서 만난 해당 의사도 내 눈 증상 요인을 모르겠다고 해, 안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소견서를 써줘서 해당 의사 사무소에 가니 접수원이 내년 봄에나 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이 역시 무한한 기다림이다.

우스갯 소리로 한국에 다녀오는 게
더 빠르겠다 했는데 정말 그러했다.


이 무한한 기다림을 끊으려면 병가를 낸 대체의와 연락해
진료를 다시 잡는 건데, 12월 달에 주치의가 그만둬 1월 1일부로 다른 주치의로 변경되었다는 안내를 받아 해당 대체의와도 연락할 일이 없어졌다. 결국 기다림의 몫은 환자의 일이다.

현지인들은 이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떻게 진료를 받는 걸까? 싶은 정도로 이해가 안가는 길고 긴 시스템이였다.

2. 빠르게 치료 받을 수 없는 응급실

응급실은 경험 구급차를 타고 실려간 경험이 아닌 두 발로 응급실에 걸어들어간 경험을 얘기합니다.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응급실의 경험은 두번이다.
한국 응급실은 마취전문의사 등등 해당 분야의 전문 의사들을 만날 수 있지만 노르웨이 응급실은 그렇지 않다.

즉 위의 얘기에서도 알 수 있듯, 응급실에서 일반의를 만나고 해당 의사가 치료가 가능하면 치료를 처방하고 그가 아닐 경우 전문의에게 소견서를 써주는 게 응급실의 치료방식이다. 수술이 필요하거나 심각한 경우 대학병원으로 연계 해주는 것 같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응급실과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여담으로 한국에서 온 사람의 경우 결핵 검사를 필수로 받아야 하는데 응급병동 한 리셉션에 가서 등록 후 의사와 면담 후 의사가 대학병원 x-ray실에 예약을 잡아준다. 응급병동에 x-ray기계가 없어 놀랐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러 사유로 응급으로 치료가 필요해 발걸음을 한 환자의 아픔을 더 고통스럽게 하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응급실에 존재한다. 스트레스와 홧병이 가중되기 딱 좋은 상황이랄까? 접수 후 마냥 의자에 앉아 호명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마이크로 부르거나 하는게 아니라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기 때문에 근처에 있지 않음 내 이름을 호명했는 지 안했는 지 알 수 없고 화장실에 잠깐 가는 사이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된다.

나의 응급실 두번째 경험은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데, 벽난로에 손등을 데어서 집에서 응급처치를 했으나 쓰라리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지속되어 응급실을 방문하게 됐다. 방문 전 대기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되는지 물어봤으나 현재 사람 별로 없어서 금방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해서 약국 대신 응급실을 왔는 데 현재 2시간 째 대기 중이다.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 없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널럴하고 한사한데 기다림이 긴 것을 보면 정말 소정예의 의료진이 응급실에 상주하고 있는 것 같다.

접수원에 물어보니 안에 환자가 많다고 하는데 많다고 하는 기준이 내 생각과 다른것 같다.
그리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하는 지는 본인이 알 수 없으니 이름이 호명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대기시간이 2시간이 넘어갈 무렵, 드디어 내 이름이 호명됐다. 안에 들어가니 내 예상처럼 넘 차분한 상황이다. 한국 응급실처럼 분주하고 바쁜 느낌이 덜 든다.
주치의 만나러 갈 때랑 응급실 의사 만나러 갈 때랑 분위기가 그리 다르지 않다. 여하튼 의사를 만났고 상황 설명을 대략적으로 한 뒤 화상 입은 부위를 여러차례 면봉으로 꾹꾹 누르더니 이러저리 살펴보고 소독해주더니 간호사를 불러서 둘이 내 화상 부위를 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치료가 이렇게 끝나는건가 하던 찰나에..

의사 왈, 간호사와 얘기를 나눠봤고 우리둘다 너의 화상부위에 대한 소견은 화상 부위에 감염 없고 앞으로 밴드만 잘 붙여주면 회복 잘 될거 같은 데 다만 눈에 띄게 부위가 붓고 지금보다 더 빨개진다면 감염이 된 것이니 다시 방문해주세요.라고 했다.

다시 방문?
또 2시간 넘게 기다리라구요?!

재방문을 다시는 하고 싶진 않았기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를만한 연고 추천해주실 수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음 따로 추천할 연고는 없고 바세린 같이 지방함량이 높은 크림을 바르라고 추천해줬다. 그렇게 2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만난 의사와의 만남은 5분 안에 끝났고 처방전도 없었다.

2시간, 그 이상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후기도 있었지만
마치 이 환자가 얼마나 기다릴 수 있나 안에서 내기라도 했나 싶을 정도로 지루하고 스트레스 받는 답답한 시간이였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칭송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환자가 보다 빠른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노르웨이 의료 시스템이 변화됐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

그나마 경미한 2도 화상이고 부위가 크지 않아 다행이였지만 보다 빠른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였다면 그저 의자에 앉아 2시간 넘게 기다리는 게 정말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뭐가 옳고 그른지 알 수 없으나 정말 아픈 경우에는 구급차 타고 가는 게 의사를 더 빨리 볼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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